문재인-안철수 공동정부론 놓고 충돌하나(종합)

(서울=뉴스1) 고유선 기자 =

안철수 대선 후보(왼쪽)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News1 송원영 이정선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공동정부론과 책임총리제에 안철수 대선후보측이 비판적 태도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양측이 이를 두고 충돌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20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책임총리제를 문 후보가 말했으니 권력분점 형태의 공동정부 구상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건 결국 단일화 이후의 얘기로 순서가 약간 다른 것 같다"며 "(단일화가 아닌) 공동정부부터 얘기할 때는 결국 그게 '나눠먹기가 아니냐'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처음과 끝이라고 하는 그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지금 공동정부를 할 것이냐가 아니라 누가 진정성 있게 국민들께 책임있는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는 데 노력하느냐, 이걸 먼저 얘기해보자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단일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의견보다 공동정부론 등이 더 크게 부각되는 것에 대해 자리 나눠먹기 등의 표현을 써가며 거부감을 보인 것이다.


안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면서 단일화에 대해 현재 상태로는 부정적 입장을 밝힌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공동정부론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제 막 출마를 선언, 독자적 대선 행보를 통해 국민들에게 구체적인 정국 구상과 정책을 알려야 할 시기에 단일화 및 공동정부론이 거론될 경우 안 후보 지지층의 결속이 느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 측 박선숙 총괄본부장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문 후보가 여전히 공동정부론에 대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총리의 권한을 강화하는 책임총리제를 제시한 것을 놓고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문 후보 측의 공동정부론과 책임총리제는 안 후보의 양보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살아 있다.

안 후보로서는 대선에 출마한 이상 문 후보와의 차별화를 통한 홀로서기가 급선무인 만큼 '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의 불쏘시개' 정도의 역할은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단일화 없이 독자 완주를 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공동정부론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문 후보의 공동정부론의 취지와 목적은 안 원장측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며 당장 공동정부를 꾸리자고 제안하는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 사회가 워낙 보수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민주개혁정부가 들어서면 우리 진영이 힘을 합해야 한다는 게 공동정부론의 핵심"일며 "이는 자리를 나누자는 게 아니라 민주개혁 정부가 들어서면 다같이 힘을 모아 국정을 운영하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 후보와의 단일화나 연대는 또다른 문제"라며 "지금은 집권 이후 국정운영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를 밝여야 하는 때로 단일화를 위해 (이런 얘기를) 한다는 건 오해"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 측 역시 집권 이후의 큰 그림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해 이같은 구상 등을 밝힌 것이지 안 후보측과의 단일화를 부드럽게 이끌어내기 위해서 밝힌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안 후보 측 유민영 공동대변인은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의 말은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라며 "단일화도 아직인데 (공동정부론에 대해 가부를 말할 때가 아니라는) 그런 취지"라고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안 후보가 문 후보의 당선 시 총리로 갈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에는 답변드릴 게 없다"며 "선거에 임한 이상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해다.

두 후보 측의 신경전 양상은 안 원장이 출마하면서부터도 한 차례 벌어졌었다.

안 원장은 출마기자회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 두 가지는 첫번째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국민들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를 논의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출마하기 전부터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의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말이 끊임없이 나왔고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도 안 후보와의 단일화 방안 등을 연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민주당에게는 고무적 발언이 아니었다.

공동정부론을 둘러싼 양측의 설전은 11월까지 진행될 긴 샅바싸움의 전초전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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