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서기까지...

LS전선 직원들이 회사의 5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제공=LS전선

LS (170,100원 ▼6,900 -3.90%)전선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했다. LS전선의 뿌리는 지난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케이블공업 주식회사가 금성전선, LG전선을 거쳐 LS전선이 됐다. 50년이 흐른 지금 LS전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의 상흔을 갖고 있던 우리나라에 LS전선은 당시로선 획기적인 600V급 비닐절연 케이블, 강심알루미늄연선 등 세계적인 케이블을 선보였다. LS전선이 공급한 이 제품들은 산업현장에 에너지를 전달해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LS전선의 두 번째 도전은 다가오는 정보화 시대를 앞둔 1980년대에 이뤄졌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광섬유를 이용한 광통신이 급속히 발전했던 1977년 LS전선은 광통신 시스템 연구개발 사업과 함께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 서비스에 나섰다.

이어 1984년 한국전기통신연구소(KETRI)와 한국형 근거리통신망(LAN)을 개발하고 국내에 보급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떠오르는데 기여했다.

1990년대 LS전선은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1992년 말레이시아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베트남, 중국 등 신흥시장에 연이어 법인을 세우면서 글로벌 전선 업체로 모습을 바꿔나갔다.


이어 2008년 미국 슈페리어에식스(SPSX), 2009년 중국 홍치전선 인수합병(M&A)에 이르렀다. 또한 베트남과 인도 등 중요거점에도 생산과 판매시설을 완비해 글로벌 케이블 메이커로 거듭났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LS전선은 본격적인 첨단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기를 손실 없이 멀리 보낼 수 있는 초전도체도 이때 개발했다. 초전도체란 전기저항이 0 인 전도체를 일컫는다. LS전선은 이를 이용해 세계최대의 초전도 케이블 프로젝트 트레스아미가스 프로젝트에 공급사로 선정됐다.

또한 LS전선은 제주와 진도 105Km 구간에 250kV급 해저케이블 설치공사 성공을 시작으로,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와 캡트리 아일랜드간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를 일괄 수주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로 사업을 넓히며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갔다.

지난 50년간 LS전선의 매출과 자본금, 자산, 종업원수 변화 ⓒ자료제공=LS전선

◆2012년이 50살 LS전선에게 더욱 뜻 깊은 이유

50살 생일을 맞이한 LS전선에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은 해이다. 미국과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규시장에서 생산과 판매 거점의 구축을 완료하면서 글로벌 케이블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한편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최고의 실적을 거둬서다.

1967년 LS전선의 매출은 16억5000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8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5350배 성장했다. 자산은 1967년 18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5조9000억원으로 3224배 증가했다.

직원 수는 1967년 430명이었지만 현재 9100여 명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6000여 명이 해외에서 근무 중이다. 아울러 전체 매출의 60%가 해외에서 나오는 글로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우선 올해 LS전선의 차세대 사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대표적으로는 카타르 석유공사가 발주한 4억350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의 해저전력케이블 계약을 꼽을 수 있다. 이는 해저전력케이블 수출로는 사상 최대이다.

특히 이 사업으로 LS전선은 후발주자로 뛰어든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미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잇따라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해저케이블의 신흥 강자로 자리 잡았다.

지난 6월에도 LS전선은 국내 최초로 프랑스전력청(EDF)의 225kV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프랑스 브르타뉴 주에 위치한 라 랑스 발전소에서 사용되는 5.5km 길이의 케이블과 접속자재 공급, 포설 감독, 설치공사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LS전선은 시장진출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프로젝트를 완수하며 공식적으로 세계최고 수준에 올라선 기술을 뽐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LS전선은 올해 세계최대 시장인 중국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LS전선은 지난 6월 독일 다임러-벤츠와 중국 비야디(BYD)가 중국 내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위해 설립한 BDNT(BYD Daimler New Technology)사에 앞으로 5년간 전기차 26만대, 700억원 규모의 고전압 하네스(Harness, 전력공급 배선세트)를 공급키로 계약했다.

올해 인도와 미국에 전력 케이블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LS전선은 인도 북부 하리아나 주 바왈에 지난 4월 연간 2억달러 규모의 전력 케이블과 1억달러 규모의 통신 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했다.

이와 함께 LS전선은 지난달 아시아 기업 최초로 미국에 전력 케이블 공장을 완공했다. 약 14만m²(4만2000평) 부지의 이 공장은 신호제어용 케이블(300V~600V), 저압 전력 케이블(600V~2kV), 중압 전력 케이블(5~35kV)을 연간 2만톤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올해 LS전선의 해외시장 개척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 달 LS전선은 중국에 있는 LS홍치전선의 VCV(Vertical Continuous Vulcanizing : 수직연속 압출시스템)타워 준공을 앞두고 있다. 고품질 초고압 케이블 생산을 위해 필요한 이 설비는 LS전선이 최고 500kV급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다. 이번 타워 준공으로 LS전선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초고압케이블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LS전선 매출변화 현황(해외실적 연결기준, 단위 조원) ⓒ자료제공=LS전선

◆50년만에 글로벌 3위로 올라선 LS전선의 성장비결 5가지

LS전선은 불과 50년 만에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 프랑스의 넥상스 등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성장 비결로 △연구개발(R&D) △해외시장 개척 △전략적인 M&A △인재육성 △조직문화 등 5가지를 꼽았다.

우선 LS전선은 끊임없는 R&D투자로 초전도케이블과 해저케이블, 초고압 케이블 등 첨단제품을 만들어왔다. 1979년 국내최초로 전선 케이블 기술연구소를 세워 국내 전력 산업의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고 이를 통해 얻은 R&D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또 1992년 말레이시아에 첫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베트남과 중국, 중동 등에 생산법인과 판매 법인을 세우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 결과 글로벌 업계 3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M&A 또한 빼놓을 수 없다. LS전선은 2008년 인수한 SPSX와 2009년에 인수한 LS홍치전선 등 북미와 중국에서 효과적인 사업을 펼치기 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인수합병했다.

이와 함께 인재육성을 위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LS전선은 임직원들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어학 교육부터 경영학석사(MBA) 과정까지 다양한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해외에서 채용한 직원들은 국내로 불러들여 서로 격의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LS전선은 회사의 비약적인 발전에는 '함께 하여 더 큰 가치를' 만든다는 LS파트너십으로 다진 조직문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LS전선은 중국 박애위생원 건립 등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