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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 접대비 얼마나 썼기에…

[머니위크]재무비율 목표치 미달… 정상화 약속해놓고 판관비 130억 '물 쓰듯'

머니위크 성승제 기자 |입력 : 2013.01.29 10:12
수협은행이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 재무비율 목표치(잠정)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예보가 수협은행의 최종실적을 보고 받은 후 방만 경영 등에 대해 집중조사에 나설지 주목된다.

<머니위크>가 단독 입수한 수협은행 '2012 MOU 실적(잠정)' 자료를 보면 수협은행은 재무비율 5개 품목 중 판매관리비용률(판관비)이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협은행과 우리금융, 우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공적자금을 수혈 받은 은행은 공적자금을 받은 이후부터 예보와 경영정상화 MOU를 체결한다. 예보에 목표비율을 제시해 경영정상화를 신속하게 달성하기 위한 장치다.

품목은 재무비율 목표와 비재무 부문 목표로 나뉘는데 이중 재무비율 목표는 ▲BIS비율 ▲ROA ▲판관비율 ▲1인당조정영업이익 ▲순고정이하여신비율 등 5개 품목으로 분류된다.

예보는 분기별로 공적자금에 투입된 은행이 달성해야 할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만약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예보는 해당은행에 기관주의, 최고경영자와 임직원 성과급 삭감 등의 제재조치를 할 수 있다.

지난해 예보가 수협은행에 지정한 재무비율 목표액은 총자산순이익률(ROA) 0.36%, 판관비 46.6%, 1인당조정영업이익 2억8000만원,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10.0%, 순고정이하여신비율 1.6%다.

하지만 수협은행은 ROA 0.38%, 판관비 48.1%, 1인당 조정영업이익 2억8000만원, BIS비율 12.9%, 순고정이하여신비율 1.5%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이중 문제가 되는 것은 판관비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48.1%의 판관비율을 기록했다. 예보가 제시한 목표액은 147억원인데, 수협은행이 이보다 약 130억원을 더 쓴 셈이다. 판관비란 광고선전비와 접대비, 판매관리비, 인건비 등에 사용된 금액을 뜻한다. 판관비 수치가 높으면 매출대비 그만큼 은행이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는 걸 의미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판관비율이 오랐다는 것은 영업이익을 많이 내지 못한 것"이라며 "수협은행의 방만 경영에 문제가 없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1인당 조정영업이익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실적에서 예보가 제시한 목표액(2억8000만원)을 간신히 맞췄다.



◆수협은행, 예보 경영정상화 MOU 올해가 더 문제

수협은행의 재무비율 MOU 미달이 확정될 경우 수협은행은 네번째 약정이행 불이행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수협은행은 2008년 4분기, 2010년 3분기 등 지금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약정을 지키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08년 예보로부터 임금동결 제재를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올해 실적 전망은 어떨까. 한마디로 더 암울하다. 수협은행의 2012 MOU실적(잠정) 자료 중 '2013년 가중평균목표 대비 실적 추정' 현황을 보면 작년보다 미달되는 품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판관비율은 지난해보다 수치가 더 높은 50.3%로 전망됐다. 전년 실적(46.6%)에 비해 무려 4%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1인당 조정영업이익도 2억8000만원에서 2억7000만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사실상 예보가 지정한 목표치를 맞추지 못한다는 의미다. 입수 문건에는 이를 '1인당 조정영업이익 불투명'으로 명시돼 있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로 작년보다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ROA(0.39%)와 BIS비율(12.9%)은 지난해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수협은행의 재무비율 MOU가 미달된 것은 영업환경이 불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예대마진 수익이 낮아졌던 것. 여기에 근저당설정비 등 대출취급 부대비용의 은행 전가, 외화건전성 비용 증가 등도 은행시장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잠정치를 보면 대출취급 부대비용을 은행이 떠안은 비용 100억원, 감독기관에서 지시한 외화유동성 확보에 따른 비용이 30억원에 달한다"면서 "실질적으로 영업을 못했다기보다는 금융 관계법령 개정과 특수요인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예보 관계자는 "아직 수협은행으로부터 작년 실적에 대한 내용을 받아보지 못했다"면서 "만약 MOU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면 내부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경남·광주은행도 비상

재무비율 MOU 미달은 수협은행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우리은행과 경남은행, 광주은행 역시 비상사태다.

각 은행별 2012년 MOU 실적(잠정)을 보면 우리은행과 경남은행은 ROA, 광주은행은 판관비가 미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ROA는 순자산지표다. 총자산에서 당기순익을 얼마나 올렸는지 가늠하는 지표로,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낸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과 경남은행의 경우 ROA가 미달될 경우 예보로부터 직접적인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을 비롯한 계열사들이 대거 예보와의 이행약정을 체결하지 못했다"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게 금융권 내부의 전언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월9일 서울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출범식에서 "지난해 예보와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모두 달성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1월 초까지만 해도 판관비율 수치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판관비용률 목표치가 48.1%인데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달이었다"면서 "우리금융이 지난해 목표치를 채운 것은 은행마다 쌓아두고 있는 별도의 충당금을 끌어왔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협은행과 우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도 우리금융처럼 별도의 충당금을 끌어올 경우 예보가 제시한 목표치를 채울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럴 경우 다음 해 목표치 채우는 게 더 어려워진다. 우리금융의 경우 올해 경영환경이 어느 때보다도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연말공시 전 잠정치 등 숫자가 공개되면 공시법에 위반되고 예보와의 내부적 목표계약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측 역시 "아직 실적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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