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제품 우선구매 관련 법 만든다

‘(가칭)사회적기업제품 등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8월 말쯤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신계륜 의원사무실은 “현재 법안 초안을 마련해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으며 8월 중순 지나서 구체적인 내용을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준비 중인 법안은 현재 대상이 될 사회적경제 조직의 범위와 수의계약 가능한 금액 등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 준비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양동수 변호사(재단법인 동천)는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준비하는 이유는 상위법의 부재로 인한 법적인 한계와 이로 인해 공공기관의 보수적인 구매 패턴이 되풀이되는 것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며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법안을 준비 중인 신계륜 의원은 지난 5월부터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사회적경제연구포럼을 이끌고 있다. 포럼은 모임에서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사회적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입법안을 만드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법안을 마련하게 된 데는 29개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장들이 결성한 전국사회연대지방정부협의회(회장 임정엽 전북 완주군수)의 요구도 크게 작용했다. 협의회는 올 3월 창립 이후 관련 법률의 제정을 촉구해왔다.

한편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상임대표 김정열, 이하 한기협)는 사회책임조달제도 관련 입법 추진을 위한 민간위원회를 구성하고 8월 중에 ‘사회적경제 100인 위원회’를 구성한 뒤 ‘(가칭)사회책임조달특별법’ 제정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한기협은 현재 법안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은 대략 사회적기업 간 제한경쟁입찰제 도입과 사회적 적정가치(best value)를 인정하는 최적가치 낙찰제 도입 등이다.

사회적경제연구포럼과 한기협은 사회책임조달제도 관련 입법 시기를 올 12월 경으로 잡고 있다. 두 조직 모두 연말까지 시간을 두고 연구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사회책임조달제도 입법은 공공조달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큰 작업이다. 따라서 두 단체 모두 논의의 추이를 봐가면서 관련 법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국가계약법’이나 ‘지방계약법’ 안에 사회책임조달제도의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제 어떤 내용으로 관련 법률이 만들어지느냐는 문제는 이해당사자들 간의 의견과 여론의 추이에 달린 셈이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공공기관의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각 기관의 연간 구매실적과 구매계획을 공고하고 있다. 그리고 몇몇 기초지방자치단체는 관련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는 지난해 7월 16일 전국 최초로 ‘사회적경제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실효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등과 같은 우선구매를 규정한 상위 법령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504개 공공기관의 사회적기업 제품 총 구매액은 1916억원으로 공공기관 총구매액의 0.5%를 차지했다. 올해 목표액은 3133억이다. 정부의 2013년 공공구매 계획은 총 107조100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