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 회장 잇단 자사주 매입, 왜?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잇단 자사주 취득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의 사건·사고로 주가가 지속적인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 KB금융 수장으로서 책임경영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 21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KB금융 주식 3152주를 주당 평균 3만6000원씩 총 1억1347만여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번 매수로 임 회장의 지분은 기존 4848주에서 8000주로 늘어났다.

임 회장은 지난 1월 16일에도 KB금융 주식 1200주를 장내에서 취득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3만9700원으로 총 4764만원을 지출했다. 앞서 KB금융 사장 재직 시절이던 2011년 3월부터 8월까지는 3648주를 평균 5만427원에 매입한 바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만 보면 완벽한 낙제점이다. 처음 자사주를 취득했던 당시 5만원대 중반이던 주가는 3년여 만에 3만6000원대까지 내려왔다. 엄청난 마이너스 수익률을 감수하면서도 연거푸 주식을 매입하는 셈이다.

그러나 임 회장의 잇단 자사주 취득에 대해 KB금융은 "책임경영의 의지"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특히 임 회장이 1월 자사주를 취득했던 시기는 KB국민카드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계열사 모든 집행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임 회장 취임 후 그룹이 최대 위기에 내몰렸던 시기다. 조직이 힘들 때 자사주 취득을 통해 KB금융의 위기 극복 역량과 성장 가능성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었다.

아울러 이번 자사주 매입도 정보유출 사태로 공석이었던 카드사 사장 인사를 완료한 만큼, 일련의 그룹 내 어려움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최고경영자(CEO)의 각오를 시장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KB금융 관계자는 "CEO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와 미래 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며 "앞으로 임원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이어져 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임 회장의 자사주 취득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KB금융 주가는 전날 종가(3만7250원) 대비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다시 3만7200원대를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