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현장에 조선3사 설비 총동원…"국가 재난이 먼저"

세월호 침몰 현장 인근에 대기 중인 해상 크레인./사진=이기범 기자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국내 조선 3사의 선박 건조 장비가 현장에 총출동했다. 조선 3사는 인명 구조 작업에 이어 진행될 선체 인양 작업에 장비를 본격 투입할 계획이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34분 대우조선해양의 3600톤 급 해상 크레인 '옥포3600호'가 세월호 침몰 현장 인근에 도착해 지원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이어 18일 정오께 삼성중공업의 3600톤 급 해상 크레인 '삼성 2호'가 현장에 도착했다. 삼성중공업은 추가로 국내 최대 해상 크레인인 8000톤 급 '삼성5호'도 급파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사고가 나자마자 가장 큰 삼성5호를 보낼 계획이었지만, 크레인을 현장까지 이동시킬 예인선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먼저 삼성2호를 보내고 싱가포르 소재 조선사가 보유하고 있는 예인선의 도움을 받아 삼성5호를 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5호는 오는 20일 오전쯤 도착한다. 여기에 해양환경관리공단 소속의 2000톤급 크레인 1기가 도착해 있어 향후 작업에는 총 4대의 크레인이 사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의 현대삼호중공업은 선박을 해상에서 건조할 때 사용하는 반잠수식 바지선인 '플로팅도크'를 사고 해역에 보내기로 하고 당국과 협의 중이다. 플로팅도크가 있는 삼호조선소와 사고 해역까지는 70∼80km 떨어져 있어 10∼1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조선소 입장에서는 장비 지원으로 하루 수억원에 달하는 비용도 비용일 뿐더러 건조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지만,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장비가 바로 구조 작업에 투입되지는 않는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이들 장비는 구난 전문 업체의 지휘를 받아 선박을 인양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양 작업으로 선체가 흔들리면 구조 인력이나 내부 생존자가 위험해질 수 있다"며 "따라서 잠수인력 위주의 인명 구조 작업이 모두 이뤄진 뒤에나 인양 작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양 작업은 협업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해상크레인이 세월호에 쇠로 된 케이블을 묶어 어느 정도 들어 올린 뒤 플로팅도크가 투입돼 배를 싣고 육지까지 옮기는 방식이다.

케이블은 100m 이상 길이로 최소한 8가닥을 연결하게 된다. 케이블 연결에 앞서 추가 바닷물 유입을 막기 위한 파손부위 용접도 필요하다. 케이블이 설치되면 4기의 크레인이 균형을 맞춰 끌어올리게 된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세월호 자체 무게는 6800여톤이지만 내부에 진흙과 화물 등이 차있을 경우 무게는 1만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무게가 세월호의 5분의 1인 천안함의 경우에도 인양 작업은 침몰 이후 1달이 소요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케이블은 잠수요원들이 직접 들어가 수작업으로 묶어야 하는데, 현지 해역의 조류가 거세 않아 구조 인력도 들어가기 힘들기 때문에 케이블을 거는 데만 1∼2달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