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회장 "603억 비자금 조성, 횡령 아니다" 주장

머니투데이

김정주 기자

(서울=뉴스1) 한재호 기자 = 해외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일 밤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서 차량에 올라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2013.7.1/뉴스1

비자금 조성 및 탈세·횡령·배임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603억원의 비자금 횡령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4일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의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이 회장 측은 "사적 사용에 대한 입증이 없는데도 조성 횡령으로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1심에서 미술품 구입대금 등 사적 용처에 대한 입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사적 용처엔 오히려 이 회장의 개인자금이 사용됐다"며 "이는 부외자금이 사적 용처에 사용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심은 구체적인 사적 용처를 기재하지 않고 부외자금 조성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특징들을 불법영득의사의 징표라고 잘못 판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이 회장 측은 △CJ 법인자금 횡령 및 법인세 포탈 △일본부동산 매입과정 배임 △차명증권계좌 이용한 국내 조세 포탈 △CJ차이나 법인자금 횡령 혐의 등에 대해 모두 반박했다.

이날 이 회장은 얼굴의 반을 가린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변호인은 "유전적인 질병과 신장이식수술 이후 면역력이 떨어져 건강이 악화돼 있다"며 "집단 시설에 수용되면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할을 끼칠 수 있으므로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 회장은 CJ 임직원과 짜고 총 6200여억원의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하면서 546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963억원 상당의 국내외 법인 자산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비자금 조성과 세금 포탈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지난 2월 징역 4년의 실형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 회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5월22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