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중년부부 살인 20대男, 알고보니 4년 장학생에…

#최근 한 20대 남성이 자신과의 교제를 반대한 전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하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사건의 용의자인 장모씨(25)는 지역 모 대학 동아리연합회장으로 4년 전액 장학생이었으며 여자친구와 2개월 정도 교제를 했다. 장씨는 술을 마시다 여자친구에게 손찌검을 했고 그 사실을 안 여자친구의 부모는 장씨의 부모를 찾아가 교제를 반대하고 학교를 자퇴하라고 몰아붙였다. 장씨는 지난달 2일부터 학교에서 자취를 감춘 뒤 살해를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대구 사건의 용의자에 대해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놓았던 대학 생활과 본인의 이미지, 자존심이 한꺼번에 무너진 것에 대한 앙심이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지난해 8월 조모씨(23)는 "돈이 필요할 때만 찾아오느냐"는 꾸지람에 3kg짜리 아령으로 아버지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쳤다. 피를 흘리고 쓰러진 아버지를 뒤로 하고 조씨는 500만원짜리 순금 팔찌를 챙겨 나갔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조씨는 경찰에서 "아버지의 말에 순간 격노했다"고 진술했다.


최근 각종 살인, 아동 학대 등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충격적인 사건들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범죄의 증가는 개인의 분노 조절 장애와 같은 심리·인격적인 장애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상 후 격분장애라고도 하는 분노 조절 장애는 정신적 고통이나 충격 이후 부당함, 모멸감, 좌절감, 무력감 등이 지속적으로 빈번히 나타나는 부적응 반응의 한 형태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믿음에 근거한 증오와 분노의 감정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장애를 말한다.

이같은 분노 조절 장애는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더 심각해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심리상담센터 헬로스마일의 한 심리전문가는 평소 '욱하는 성격'이 있는 사람들은 분노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장씨의 경우도 평소 주변인들로부터 '욱하는 성격이 있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이어 "선천적으로 타고난 분노 기질과 함께 부모로부터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등의 피해의식이 결합하는 경우 심각한 범죄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사건들의 증가를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증가하는 등 긴장을 야기시키는 전반적인 분위기로 인해 인해 과거보다 분노 조절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분노 조절 장애를 갖고 있는 성인들은 본인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어느 정도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만큼 분노 조절 장애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환경의 변화가 분노를 조절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이같은 문제들은 결국 사회나 국가적 차원에서 떠안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