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부과체계 개편해야…先소득파악 後단계적 추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경림 의원(새누리당)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 사진제공=신경림 의원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을 목표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문가들은 직장·지역가입자로 이원화된 부과체계에서 발생하는 불형평성과 불합리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 했지만 개편 시기와 구체적인 실현 방법을 두곤 다양한 의견차가 존재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건보료 피부양자 자격유지를 두고선 현행 보험료 부과체계 내에서는 도리어 보험료 부과 불형평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시급성을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경림 의원(새누리당)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특히 '주택임대차 선진화 방안이 건강보험료에 미치는 영향 중심으로'란 소주제를 내세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임대소득 과세'와 건보료의 상관관계에 대해 토론도 펼쳤다.

정부는 지난 2월 '주택임대차 선진화 방안'에 따라 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기준을 강화했지만 집주인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최근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 과세를 2년간에서 3년간 비과세하고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등 보완조치를 내놨다. 게다가 건보료 피부양자 자격도 유지시켜 주기로 해 형평성 측면에서 논란이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현행 보험료 부과체계 안에서 정부 임대차 방안이 형평성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득 중심의 부과체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실장은 "만일 정부의 방침대로 시행되면 2017년까지 3년간 비과세이므로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선 건보료가 한 푼도 부과되지 않는데다 이후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현행 부과체계 상황에선 분리과세 소득은 보험료로 산정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걷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주택임대차 선진화 방안은 부동산 임대소득 파악률의 획기적 향상으로 부동산 지하경제 양성화에 기여하는 등 '과세정의'에 부합한다"며 "주택임대소득자에 건보료를 부과하지 않을 경우 다른 소득계층과의 불형평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대소득 과세와 건보료를 무조건적으로 연관지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은 "건강보험료 부담의 문제보다 우선적으로 임대소득 과세의 연착륙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과세 대상·시기와 분리과세 기준 등 아직 임대소득 과세와 관련한 논의가 지속되는 상황이므로 이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우선 정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건보료 부과체계 바꿔야" 한 목소리…소득 파악률 등 여건은 미성숙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재의 불공평한 건보료 부과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소득 파악률 등 여건이 성숙한가에 대해선 의견차가 있었다. 대체로 '소득중심 부과체계 단일화'의 방향성은 옳다고 주장하면서도 해법은 여전히 제각각이었다．

신현웅 실장은 "재산과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 문제 해소를 위해 재산 보험료를 없애고 소득에만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박근혜정부 들어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금액도 낮추는 등 소득 파악 여건도 점차 성숙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균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15년 전 보험료 부과체계 만들 때도 지적된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 점이 굉장히 안타깝다"며 "향후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과 관련해서 중요한 원칙은 소득중심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상철 팀장은 "소득 중심으로의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여건이 됐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다르다"며 "지역 가입자의 소득 자료 보유율이 절반에 못 미치고 현재도 제대로 된 파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동자 측에서도 의견을 같이했다. 김태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연구원장은 "사회적인 여건은 과거보다 성숙해 있지만 여전히 현실적으로 소득파악이 제대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소득 파악이 된 만큼을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이어갈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