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 렌털사업 속을 보니...연체금 2년새 158%↑

생활가전기업 쿠쿠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렌털사업의 연체금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렌털 제품이 모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이라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부작용이라는 분석이다.

22일 쿠쿠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기준 렌털부문의 3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은 19억1100만원이다. 2012년과 비교해 2년 사이에 158.2% 증가했다.

반면 렌털 고객 증가로 인한 전체 매출 채권 잔액은 1분기말 기준 122억3000만원으로, 2년 사이 89.3% 늘어났다. 고객 확대 보다는 연체금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른 셈이다.


쿠쿠전자는 2010년 전기밥솥 중심의 매출액 다변화를 위해 쿠쿠전자 브랜드를 활용한 정수기, 비데 등 생활가전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 렌털 사업은 초기비용(상품 매입비용, 판매사원 수수료 등)이 들어가 계약 시점에는 수익을 내기 어렵지만, 약 2년 2개월이 지난 이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

쿠쿠전자의 렌털부문은 2012년 매출액 49억원,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했지만 2013년 매출액 787억원, 영업이익 9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1분기 매출액은 268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이다.

업계는 쿠쿠전자의 렌털부문이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지만 공격적인 영업으로 인해 연체금도 늘어나는 것으로 판단한다.


쿠쿠전자는 코웨이나 청호나이스 등과 비교해 가장 후발주자다. 더군다나 직수형 정수기를 제외한 렌털 전 제품을 모두 기존 정수기 업체에 OEM을 맡기고 있다. 렌털부문의 외주생산 비율은 97.7%에 달한다.

결국 쿠쿠전자는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해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쿠쿠정수기를 사용하면 등록비, 설치비 무료에 사은품 또는 현금까지 지급한다.

카드 가입이나 신문 구독의 현금 영업과 비슷한 '제살 깎아먹기' 방식인 셈이다. 덕분에 쿠쿠전자는 렌털 고객 50만명 이상을 확보했지만, 불량 고객 증가로 인한 부실채권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렌털사업은 소비자가 월 사용료를 내지 않으면 제품을 회수해 중고시장에 팔아야하는 위험도 있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제품 및 초기비용 손실을 쿠쿠전자가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쿠쿠전자는 2개월 연체 시부터 신용정보회사 등에 채권 추심을 의뢰하고 있다. 또 자동이체, 카드 결제 고객 비중을 늘려 연체율을 지속적으로 낮출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사업초기라 부실채권 문제가 크지 않지만, 공격적인 영업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미 포화된 시장의 고객을 잡는 수준이라 차별화된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