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인줄 알았는데 서프라이즈…코스피 '활력'

2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의 심리가 '충격'에서 '기대'로 옮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잦아들면서 기관 매수세가 들어오며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4.96포인트(0.74%) 오른 2048.81에 장을 마쳤다. 장 중 2053.84까지 치솟으며 박스권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지난 25일 기록한 연고점(2033.85)을 경신한 것은 물론 지난해 10월30일 기록한 전고점(2059.58, 종가기준)에 더 가까워졌다.


이날 코스피 강세를 이끈 것은 외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다. 외국인은 10일 연속 '사자'를 외치며 이날 1740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주목할 것은 기관의 매수 행보다. 기관은 전거래일 19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서 이틀째 순매수했다. 전거래일 962억원 어치를 사들인데 이어 이날은 매수폭을 늘려 1245억원 상당의 주식을 담았다. 기관 가운데 연기금이 1130억원 어치 물량을 소화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제철 (31,500원 ▲50 +0.16%)이나 포스코 등 일부 기업들이 낮아진 기대치 대비 좋은 실적을 내면서 기관에서 순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며 "외인과 기관의 동반매수 흐름이 이어진다면 2050선 돌파 이후 안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이 코스피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제철(328억원)이다. 이밖에 기업은행(285억원), 한국전력(254억원), KB금융(222억원), 대림산업(190억원) 등 실적이 호전됐거나 어닝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종목들을 대거 담았다.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약 3243억원에 맞춰져 있었으나 실제 발표치는 이를 10% 넘게 웃돈 3589억원이다. 철강 업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철광석 가격 하락 및 냉연 사업 합병 효과가 가시화됐음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전력은 아직 2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호실적 기대감에 최근 주가 상승 중이다. 한국전력 주가는 9월 이후 9.2% 올랐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어닝쇼크 이후 2분기 실적 전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고 하나금융, 신한지주, KT&G 등 내수주의 안정 확인과 포스코, 현대건설 등 소재·산업재의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고 있어 최근 증시가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며 "실적 모멘텀에 따라 종목별 수익률 차별화가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25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을 토대로 살펴보면 영업익은 컨센서스 대비 4.4% 낮은 수준이고 당기순익은 3.9% 상회하고 있어 지난 1분기와 비슷하게 대체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실적이 두 분기 연속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경우는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에 접어들었던 2011년 하반기 이후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상장사 어닝쇼크의 일단락 등은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