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귀재 '워렌 버핏', 포스코 투자 이제 빛보나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블룸버그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

미국 다우존스가 발행하는 주간 투자정보지 배런스(Barron's)가 지난 23일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지난 7년간 POSCO (394,500원 ▲2,000 +0.51%) 주식 보유를 두고 이같이 표현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버핏은 2007년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11억 달러에 포스코 주식 4.6%를 취득했다. 이후 7년간 그가 포스코 투자를 통해 거둬들인 평균 수익률은 22%로 현재가로는 13억4000만달러(약 1조3600억원)다.

어쨌든 수익을 내긴 냈으니 '투자 실패'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버핏이 그동안 가치투자로 재미를 본 다른 회사 주식들에 비하면 '고생스러운(trying)' 과정을 거쳐다는 것이다.

버핏이 현재 포스코의 지분을 정확히 몇 퍼센트(%) 보유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포스코 측은 "버핏이 펀드를 통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주주명부를 확인해 봐도 정확한 지분 내역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우리도 버핏 측에서 (보고서 등을 통해) 밝혀야만 주식 보유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주가는 버핏이 4.6% 지분 보유로 2대 주주가 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68만5000원대(약 673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요즘 주가는 30만원대 초반을 맴도는 수준이다. 반토막 이상으로 주가가 꺾인 셈이다. 그나마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취임 직전인 지난 3월 초에는 27만원대까지 내려갔으나, 26일 현재는 34만1500원으로 마감됐다.


이와 관련 노무라증권의 신디 박 연구원은 "포스코가 지난 6년간 세계 철강업계의 과잉 투자, 영업이익 하락, 원화 강세, 세계 경기 침체 등으로 고전했다"면서 "최악의 상황은 이제 끝났다"고 전했다.

신민석 크레딧스위스 연구원 역시 "중국 철강업계의 과잉생산이 이제 끝나가고 있는데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하락, 하반기 국내 조선산업의 철강 수요 회복 등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 연구원은 포스코 주가가 지난 10주간 약 19% 올랐다고 분석했다. 특히 여기에는 지난 3월 14일 취임 이후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비핵심 자산 매각, 재무건전성 강화 등 3대 목표를 내세운 권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권 회장은 산업은행이 '패키지딜'을 강요한 동부패키지(동부인천스틸, 동부발전당진) 인수도 과감히 포기를 선언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동부패키지를 억지로 안을 경우 재무적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를 두고 무리한 인수합병(M&A)에 따른 전임자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포스코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000억원이다. 그러나 지난 1분기 포스코 단독 재무제표에는 영업현금흐름이 1조7000억원 가량 흑자를 낸 것으로 나온다.


포스코의 국내 법인 자체는 흑자를 냈지만 연결 대상인 해외 법인, 특히 일부 스테인리스스틸(STS) 법인과 자회사들이 적자를 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포스코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현금 추가 창출을 위해 당초 기업공개(IPO)도 생각하고 있던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지분 72%를 가진 포스코특수강의 가치를 1조원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포스코는 재무건전성 강화와 AAA 신용등급 회복을 위해 광양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지분 일부 및 슬래그 생산 자회사 포스화인과 포스코-우루과이 매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 철강가공유통분야와 B2B 서비스부분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등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버핏은 아시아 회사 주식을 단 3군데만 갖고 있다. 포스코 외에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유한공사)와 중국 전기차업체 BYD(비야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