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2012년부터 합병 징후 보여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10,170원 ▲280 +2.83%)과 삼성엔지니어링 (25,500원 0.00%)이 1일 발표한 양사 합병안은 2년 전부터 이미 그 징후가 보이고 있었다.

2012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영국 AMEC사와 함께 미국 휴스턴에 해양 엔지니어링 합작회사 'AMEC Samsung Oil & GAS, LLC'를 설립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양사 사이에서 플랜트부문 시너지 효과에 대한 고민이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후속작업으로는 인사발령이 있었다. 1985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한 뒤 거제조선소장을 역임하던 박중흠 사장이 지난해 7월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삼성중공업에 몸담았던 정해규 전무는 지난 3월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지원실장(CFO)로 선임됐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당시부터 합병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 역시 "박중흠 사장과 정해규 전무가 모두 삼성중공업 출신이라 양사의 시너지를 위해 필요한 게 뭔지 정확히 아시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삼성중공업 경영진단이 마무리될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마음속에는 이미 양사 합병 계획이 세워지고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복수의 삼성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서울사무소(서초사옥) 대폭 축소에 따른 판교·거제로의 인력 이동 방안을 보고하자 이재용 부회장이 "상일동은 어때요?"라고 질문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서울 상일동은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건물 소재지다.

삼성중공업 측은 '금시초문'이라며 해당 일화에 관한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당시 이미 그룹차원에서 양사 합병 계획이 세워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