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참으면 연 6.4% 금리..코코본드에 투심 '술렁'

연 6%대 고금리에 사실상 5년 만기 은행채가 여윳돈을 투자하려는 기업과 개인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오는 22일 청약을 받는 JB금융지주의 코코본드다. 코코본드는 조건부자본증권으로 은행이 재무적으로 위기 상황에 처하면 보통주로 전환되거나 원금 상각이 이뤄진다.

JB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코코본드는 상각형으로 만기가 30년이다. 오는 22일 청약을 받는 물량은 총 발행물량 2000억원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된 1500억원이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한 이유는 코코본드가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 발행돼 투자 내규가 없는 기관이 많은데다 원금 상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원금 상각은 JB금융지주가 금융당국에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때만 이뤄진다. JB금융지주측 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시점에서 연결기준 1조800억원 상당의 손실이 있어야만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다. JB금융지주는 올 상반기에 연결기준 428억84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질적으로 JB금융지주와 같은 은행지주사가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데 코코본드가 국내에 처음 도입되다보니 상각 우려가 시장에서 과도하게 부각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자 지급이 정지될 가능성은 원금 손실 가능성보다 크다. JB금융지주가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되는 경우를 포함해 금융위원회가 경영개선명령이나 요구, 권고를 내리거나 긴급조치를 취할 때 이자 지급이 정지된다. JB금융지주측은 이자 지급이 정지되는 사유에 해당할 때까지 최소 4000억원 수준의 손실 흡수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만기가 30년으로 너무 길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5년이 지나면 JB금융지주가 콜옵션을 행사해 코코본드를 회수할 수 있다. 박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은행 후순위채에 대해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은 경우는 단 한 건 밖에 없었다"며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은행의 투자 신뢰가 떨어져 향후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가는 등 평판 문제를 겪을 수 있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JB금융지주의 코코본드 신용등급은 A+로 JB금융지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보다 3단계 낮다. 원금 상각과 정부 지원 배제 등이 감안된 것이다. 코코본드 청약을 받는 증권사 관계자는 "이 정도 신용등급에 6%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은 거의 없다"며 "고액 자산가 및 자기 회사 사정을 잘 아는 JB금융지주 직원들도 청약문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코본드 발행 주관사로 참여했던 증권사 직원들도 상품 구조를 잘 아는 만큼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A+등급 회사채 중 금리가 6%를 넘는 회사채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A+등급 회사채의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는 3.580%이다. JB금융지주 코코본드의 금리 6.4%는 하이일드(고위험) 채권으로 분류되는 BBB+등급 민평금리와 맞먹는다.

한편, JB금융지주는 22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기관투자자 청약을 진행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기관 미청약분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청약은 현대증권 영업점과 KB투자증권 영업점 및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가능하다.

개인투자 최저 청약 금액은 1억원이며 1억원 이상은 1000만원 단위로 투자 가능하다. 청약이 끝난 뒤 증권사가 인수한 물량이 리테일로 판매될 경우 최저 청약 금액이 증권사 내규에 의해 낮춰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