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야구시합이 뭐길래…' 출전 위해 주민증 위조까지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졸업증명서 등 각종 공문서나 증명서를 위조해 사용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위조 신분증을 이용해 또 다른 범행을 시도한 사기꾼뿐 아니라 아르바이트나 재취업 등 생계를 위해 범죄를 저지른 초범들도 많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2대는 인터넷을 통해 중국 위조책에 의뢰해 각종 공·사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김모씨(40)를 구속하고 박모씨(28)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중국 위조 총책인 김모씨(50) 등 2명은 지명수배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인과 공모해 차량을 렌트한 후 대포차로 되팔아 부당이득을 챙길 목적으로 타인 명의의 운전면허증 2매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박씨 등은 국내취업을 위해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대학 직인 등 위조를 의뢰한 혐의다. 유흥업소 종업원인 황씨는 좀 더 어린 나이로 속이기 위해 주민등록증 위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밖에 재취업을 위해 중학교 졸업증명서를 위조로 제출하거나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운전면허증을 위조해 사용한 사례, 약혼자에게 이혼기록을 숨길 목적으로 혼인관계증명서를 위조한 경우 등이 적발됐다.

심지어 사회인 야구 동호회 시합에 가짜 선수를 출전시키려고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사례까지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중국 위조책은 인터넷으로 의뢰인과 접촉해 건당 50만~600만원을 수수료로 받고 공·사문서들을 위조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포폰, 대포통장을 이용하고 신분증을 배송할 때도 사진액자 등에 넣어 밀반입하는 등 경찰 수사를 따돌렸다. 또 위조문서 사용을 폭로하겠다며 의뢰인들을 협박해 추가로 돈을 받아내기도 했다.

경찰은 중국 사법당국과 공조해 위조책의 소재를 파악, 체포에 주력하고 있다.

경팔 관계자는 "위조된 신분증의 경우 일반인들은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됐다"며 "다양한 목적으로 각종 문서가 위조되는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세관과 공조해 지속적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