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하이쎌, 유증 분쟁 이어 GTF 인수까지 '논란' 확산

대규모 유상증자를 둘러싼 하이쎌과 소액주주간 갈등이 신규 사업으로 인수한 글로벌텍스프리(이하 GTF)의 인수를 둘러싼 경영진의 배임 의혹으로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회사측은 GTF 대주주와 주요 투자자들의 지분 모두가 '태그얼롱(tag-along)'으로 묶여있어 어쩔 수 없이 회사와 경영진이 동시에 지분인수에 나선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이쎌 (2,700원 ▲50 +1.89%)은 지난 6월 사업다각화를 위해 세금 환급(텍스리펀드) 사업자인 GTF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66억 6930만 원으로 취득 지분은 33.35%다. 멀티 플이 높은 수준이었지만, 실적 추이를 감안할 때 적정한 인수라는 평가다.


인수된 GTF는 지난 2011년 19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75억 원까지 급등하고, 순이익도 19배 이상 뛰어오르며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기반에서 부진을 이어왔던 하이쎌로서는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비제조분야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향후 긍정적 영향도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GTF의 인수가 회사의 사업적 목적보다 경영진의 투자 수익 보전을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소액 주주 연대는 GTF 인수 과정에서 문양근 총괄 대표이사와 이용복 대표이사에 대한 배임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회사의 지분 인수에 앞서 경영진이 이미 22%의 지분 인수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소액 주주 연대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진이 미리 개인적으로 투자한 기업에 회사가 추가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최종 인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개인적 투자 가치를 올려주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GTF의 인수 과정에 대한 적합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경영진의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운용하고 회사의 기존 기업가치를 저해했다는 점에서 배임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는 부분이다.

GTF 인수 이전 786억 원에 달했던 하이쎌의 시가총액은 두 달여 만에 613억 원으로 100억 원이상 감소했다. 대규모 증자 여파가 더해지며 기업가치는 519억 원(22일 종가기준)까지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들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성장성 높은 기업의 인수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회사 경영진이 개인적으로 투자했던 곳에 회사자금이 운용됐다면 지분 인수에 대한 일부 편법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이쎌 (2,700원 ▲50 +1.89%) 소액주주 연대는 각종 포털 및 주주운동 컨설팅 기구를 통해 주주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사측에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소액주주 연대는 23일 현재 연대에 참여한 주주가 166명으로 보유지분은 6.25%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대에 참여한 주주들 중 실제 주주 연대에 지분 위임을 한 주주는 아직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주주들이 모두 보유 지분을 위임할 경우, 하이쎌 최대주주인 리치커뮤니케이션즈와 이용복 대표이사의 보유 지분(6.79%)과의 차이는 0.54%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같은 주주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 하이쎌은 '사실 무근'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이쎌 (2,700원 ▲50 +1.89%) 관계자는 "기존 GTF 지분은 최대주주와 주요 투자자들의 지분 모두가 '태그얼롱(tag-along)'으로 묶여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주주들의 주장과 달리 인수 과정상 회사는 물론 경영진이 동시에 지분인 수에 나선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지분 인수 과정에서 경영진이 먼저 지분을 확보한 후 회사가 나머지 지분 인수에 나섰다면 배임 의혹을 받을 수 있지만 해당 지분이 태그얼롱 조항에 걸려있어 개별 지분을 분할해 인수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소액주주 연대라고 주장하는 주주들 중 실제 주주경영위원회 참여를 위해 지분 위임에 나선 주식은 전체의 주식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유상증자 철회로 주가가 현 수준의 2배 이상 급등할 것이란 허황된 주장만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소액 주주 연대 관계자는 "GTF의 인수관련 의문점은 물론 신주인수권부사채(BW) 풋 옵션 상환과 시설투자 확대를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해서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한 상황"이라며 "회사측이 지속적으로 공식적인 해명 요구를 무시한다면 금융감독원의 감리신청은 물론, 주주명부열람권 요청과 임시주주총회 소집요구 등 법적 행동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