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에 외국인 매물급증..증시 3개월 만에 박스권으로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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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가 외국인들의 매물폭탄을 이기지 못하고 급락했다. 하반기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강세를 보인 코스피 시장은 3개월 만에 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했고, 연 고점 돌파행진을 펼치던 코스닥도 기세가 꺾였다.

원/달러 환율상승으로 외국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고, 여기에 한국기업들의 실적부진까지 겹치자 '셀 코리아'가 확산됐다는 지적이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55포인트(1.41%) 하락한 1991.54로 마감했고, 코스닥은 6.23포인트(1.09%) 하락한 566.99로 마감했다.

이날 주가하락으로 증시는 다시 '박스권'으로 유턴해버렸다. 6월 말 2000선이었던 코스피지수는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급등, 7월 말 2093.08(장중기준)까지 올랐으나 9월 들어 쏟아진 외국인 매물에 약세로 전환했고 이날 주가급락으로 그간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외국인은 7월과 8월 코스피 시장에서 총 5조889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으나 9월 들어서는 6272억원을 순매도했고 이날은 2066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았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42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지수선물 시장에서도 매도포지션을 취했다. 이 결과 코스피200 지수선물 12월물은 전일대비 2.60포인트(1.01%) 내린 254.40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은 매수(444억원)로 대응했으나 적극적으로 시장을 방어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이날 코스피 증권업종 지수는 3.76% 하락 마감했고 철강금속과 의료정밀, 전기전자, 은행, 금융, 종이 목재, 건설업, 운송장비 업종 등도 줄줄이 약세로 끝났다.

대장주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2.36% 빠졌고 현대차 (249,500원 ▼500 -0.20%),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NAVER (181,500원 ▼1,200 -0.66%), 현대모비스 (240,500원 ▼3,500 -1.43%), 신한지주 (46,750원 ▲3,250 +7.47%), LG화학 (373,500원 ▲500 +0.13%), KB금융 (76,000원 ▲6,700 +9.67%), 아모레퍼시픽 (150,600원 ▲4,500 +3.08%) 등도 하락 마감했다. 국제유가 급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친 SK이노베이션과 S-OIL, GS 등 정유 3인방의 흐름도 좋지 못했다.

외국인 자금이탈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가 꼽힌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45원(0.71%) 오른 1062.25원을 기록했다. 이는 8월말(1014.00원) 대비 4.8% 가량 오른 수준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강세가 진행되면 외국인 입장에선 이머징 국가의 주식을 들고만 있어도 손실이 난다"며 "여기에 국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이 좋지 못하다는 점도 배경이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