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위 "오이밭 신발끈·콩떡도 쑥떡처럼" 때아닌 속담경쟁

설훈 교문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신성범(왼쪽), 김태년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관광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 속개를 앞두고 논의를 하고 있다. 2014.10.17/사진=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3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 현장에서 때아닌 속담 인용 경쟁이 펼쳐졌다. 지난 17일 설훈 교문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의 '자니윤 발언'과 관련, 여야는 1시간 가까이 국립대 국감을 진행하지 못하고 대립했다.

때아닌 인용 경쟁의 시작은 국감 시작전 해당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에 의해 시작됐다. 이 의원은 설 위원장의 발언이 취지가 어떻든 간에 표현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한 판넬을 꺼내보였다.


이 의원은 채근담(菜根譚)의 구절인 '대인춘풍 지기추상'이 적힌 판넬을 꺼내 보이며 설 위원장의 국감 진행이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인춘풍 지기추상'이란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하고,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차갑게 하라"는 뜻이다.


이 의원은 또 "아프리카 속담에는 노인 1명을 잃으면 도서관 하나를 잃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며 설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같은당 염동열 의원도 '오이밭에서 신발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을 인용하며 설 위원장에게 유감 내지 사과를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염 의원은 "(오이를 훔칠) 의도가 없어도 무조건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사과와 유감을 표명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 위원장은 '충정'을 담았다는 염 의원의 발언을 "말장난 같다"고 반박하며 "지금 이 (국감할) 시간에 이것할 시간이냐"며 "신발끈 맨 적조차 없는데 도둑질 하러 간 것처럼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박혜자 새정치연합 의원은 당시 발언을 속기록을 통해 지적하는 여당에게 "우리 말이라는 게 다분히 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콩떡 같이 말해도 쑥떡 같이 알아듣는다는 말이 있다"는 속담을 인용, 설 위원장을 두둔했다.

박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자니윤 발언 외에도 설 위원장의 위원회 운영을 문제삼는 것에 대해 "교문위원을 3년째 하고 있지만 파행 많던 지난 2년보다 이번이 비교적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원만히 진행되지 않다는 것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