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백에 1억원 담아 조현룡 의원에 전달했다" 법정 증언

머니투데이

황재하 기자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69) / 사진=뉴스1

'철피아'(철도+마피아) 비리에 연루된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69)에게 돈을 건넸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철도부품업체의 전 대표는 재판에서 돈을 건넬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모 전 ㈜삼표이앤씨 대표이사(67)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 심리로 31일 열린 조 의원에 대한 1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2011년 12월8일 당시 총선 후보였던 조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2011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삼표이앤씨 대표이사로 일했던 이씨는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씨는 "쇼핑백에 돈을 넣어 조 의원을 만났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면 운전기사가 의심할까 걱정돼 돈을 담은 것과 똑같은 쇼핑백을 하나 더 준비해 갔다"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을 만난 건물 같은 층에 있는 가게에서 와인 2병을 사 미리 준비한 쇼핑백에 담아 돌아왔다"며 "와인 2병이 돈과 부피가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돈을 건넨 이유에 대해서는 "과거 도움을 받아 고마운 마음이 있었고, 훌륭한 인물이 국회로 나가 국가 정책과 한국의 선진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조 의원 측은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주장한 바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 의원 측 변호인은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고, 현금을 받지도 않았으며 의혹이 불거진 삼표이앤씨의 PST(사전제작형 콘크리트)의 실용화와 관련한 특혜를 준 바도 없다"며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의원은 철도시설공단이사장 퇴직 후인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3차례에 걸쳐 이씨 등 삼표이앤씨 관계자들로부터 1억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조 의원은 2012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