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수익률·애널리스트 투자의견도 공시

26일 발표된 정부의 주식시장발전방안은 세제혜택이 제외돼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판 다우지수 개발, 트래킹주식(특정사업 연동주권) 도입 등 새로운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또 중소형 사적연기금 투자풀 조성이나 펀드 10%룰 폐지, 우정사업본부 등 기관의 투식투자 확대조치도 증시 수요기반 확충방안을 포함해 주목된다. 이밖에 투자자신뢰 제고를 위한 자산운용사와 펀드매니저의 실적공시, 애널리스트 투자의견 비율 공시, 불성실 공시 당당자 교체요구권 도입도 관심을 모은다

◇ 한국판 다우지수 효과는= 'KTOP30'은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 중 국내 경제 및 산업구조를 대표하는 30개 초우량 종목을 반영한 것이다. 시가총액이나 매출액 뿐 아니라 가격과 거래량 등이 우수한 종목 30개를 반영해 지수를 산정한다. 미국의 경우 1986년 개발한 다우지수가 초우량기업 지수로 활용된다. 다우지수는 실적이나 브랜드, 가격, 지배구조 등 여러면에서 업종을 대표하고 배당을 꾸준히하는 초우량 기업 30개사로 구성된다. 금융위는 현재 '코스피 종합지수'와 '코스피200'이 대표적인 종목별지수로 활용되고 있으나 지나치게 종목수가 많아 국내 경제와 산업구조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스피50지수는 시가총액 기준으로만 산정해 지수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국 다우 편입종목의 주가가 20만원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KTOP30 지수가 안착하면 이른바 황제주의 액면분할을 유도해 거래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 도입되는 트래킹주식은 특정사업이나 자회사 실적에 연동해 이익배당청구권과 잔여재산분배 청구권이 결정되는 주식을 말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트래킹주식 상장이 가능하고 기업자금조달에도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고있지만 국내엔 법규정이 미비해 발행실적이 없다. 금융위는 법무부와 협의해 상법을 개정, 상장기업의 트래킹주식 발행을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비상장 우량자회사의 실적에 연동한 배당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 중소형 사적연기금 투자풀 조성 기대=중소형 사적연기금 투자풀은 사립대학이나 공제회, 사내복지기금 등 중소연기금의 자산규모나 운용능력이 주식투자에 부적하다는 판단에서 마련된 방안이다. 현재 공제회 57조, 사내복지기금 6.8조, 사립대 4.7조원 등 68.5조원 규모인 중소연기금은 운용경험과 인력 미비로 여유자금을 예·적금 등 저수익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증권금융에 운영위원회격인 '연합 연기금투자풀'을 설치해 중소연기금 자금을 위탁받고 중장기 자금은 주간운용사가 단기자금은 증권금융이 운용하는 방식을 마련했다. 다만 연기금 투자풀 참여는 어디까지나 자율인 만큼 연기금 주무부처의 참여 독려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이밖에 증권사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인가받은 경우 외국환신용공여 업무를 허용하고 외화차입 신고의무도 완화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반응을 얻고있다. 이는 증권사의 해외 M&A(인수합병), PF(프로젝트파이낸싱), 프라임브로커리지 등 업무영역 확대를 위한 것이다. 앞서 증시과열기 도입된 외환규제에대한 합리화 요구가 지속되어 왔다.


◇'10%룰' 폐지·기관 투자한도 상향 수요확충 이어지나=금융위는 이번 발전 방안을 통해 공모펀드의 '10%룰'을 없애기로 했다. '10%룰'이란 동일 주식을 10%이상 편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이 대신 펀드 재산 중 50%는 한 종목을 25%까지 편입하되, 나머지 50%는 5%로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10%룰이 적용될 경우 최소 10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반면, 분산형 펀드에는 최소 12종목에 투자하게 된다. 최대 2종목에 대한 집중 투자를 허용하되 나머지 종목들을 더욱 분산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를 할 수 있게 돼 압축펀드 등의 출시가 가능해져 줄어들고 있는 공모펀드의 수탁고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모펀드 수탁고는 2008년 말 233조원에서 지난 9월말 199조로 줄어들었다.
연기금 등기관의 수요확충 방안도 마련됐다. 우정사업본부의 주식투자한도를 현행 10%에서 20%까지 끌어 올리고 연기금의 내부 기금도 합리화해 자산운용사 선정시 재무제표보다 운용역량이나 성고지표 비중을 확대한다. 연기금의 경우 국내 주식투자 비중이 여전히 40%대인데 이는 55%수준인 해외연기금에 비해 낮은 만큼 자산운용이나 내부운영기준을 합리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은행과 보험사의 자산운용 규제 개선도 시장 활성화에 한 몫할 전망이다. 은행의 유가증권 투자한도는 현재 자기자본의 60%인데 이를 10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보험사의 경우 건전성 평가 시 적용하는 주식 신용위험계수를 코스닥스타지수의 경우 12%에서 8%로 낮추는 등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주식 투자부담을 줄여 기존 저금리, 안전자산의 투자 비율을 낮추겠다는 포석이다.


◇ 투자자 신뢰회복위한 공시강화=자산운용사나 펀드매니저에대한 정보공시 강화는 투자자신뢰 회복에 일부분 기여할 전망이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나 한국예탁원 등이 펀드매니저와 펀드별 수익률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일반투자자가 파악하기엔 복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투자자 눈높이에 맞게 자산운용사와 펀드실적 공시시스템을 대폭 개편하기로했다. 이에따라 운용사나 펀드별, 펀드간 성과를 비교하고 펀드매니저의 경력이나 운용펀드수, 수익률이 일목요연하게 파악 가능해질 전망이다. 매수의견 일색이던 애널리스트의 주식리포트가 불신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반영해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비율을 공시하도록 한 것도 흥미롭다. 이밖에 상장사들이 잘못된 풍문이나 보도에대해서는 '자발적 해명공시'를 도입해 공시의 자율성을 높이되, 싱가포르와 홍콩처럼 불성실 공시가 지속되면 해당기업의 공시책임자를 교체하는 요구권도 신설하기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