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SOFA에 의해 미군이 재판권 가져간 사건 공개"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 우리나라에서 범죄를 저지르고도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 때문에 우리 법정에 서지 않았던 미군 사례들이 공개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1차적 재판권을 갖고 있는 미군 관련 사건 중 SOFA에 따라 미국이 우리 사법당국에게 재판권 행사 포기를 요청한 사건과 해당 사건들에 대한 우리 사법당국의 재판권 행사여부 공개를 법무부에 명령했다.

아울러 '평택 민간인 체포사건'에 대한 재판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결정한 이유와 내용도 밝힐 것을 주문했다.

SOFA 협정에 따라 미군 당국은 미군 부대 내 구성원 사이에서 일어난 범죄나 공무집행 중 일어난 범죄에 대해서는 1차적 재판권을 갖는다.


또한 이 외의 범죄에 대해서는 우리 당국이 재판권을 행사할 1차적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런 경우라도 '공무집행 중 발생했다'고 미군 당국이 발행한 증명서가 있으면 미군이 재판권을 가져갈 수 있다.

이같은 규정에 따라 2012년 7월 경기도 평택 미군 기지 인근 쇼핑몰 앞에서 미 헌병 7명이 우리나라 민간인 3명의 손목에 추갑을 채워 체포한 '평택 민간인 체포사건'의 헌병들은 우리 사법당국의 형사처벌을 피했다.

당시 미군은 해당 행위가 공무집행 중 발생했다며 공무집행증명서를 제출했고 해당 사건은 결국 불기소 처분됐다.

이에 민변은 재판권을 포기한 내역 등을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법무부가 외교 관계에 관련된 사항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자 지난 7월 "정보를 비공개한 결정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SOFA 규정에 따른 재판권 포기·행사의 내역은 이미 마련된 제도의 운영현황에 관한 것에 불과하며, 외교 관계에 관한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비공개 대상이 아니다"라고 민변의 손을 들어줬다.

아울러 "설사 해당 내역을 외교관계에 관한 사항으로 보더라도 SOFA에는 이 정보에 관한 비공개 규정이 없다"며 "이 정보를 공개한다고 한·미 관계에서 우리 협상력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거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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