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전면금연' 업주들 강력반발 "매출 20%는 줄어"

/ 사진=뉴스1

#1 서울 영등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모씨(53·여)는 "전면금연 시행 이후 담배를 피우던 단골 손님들 가운데 절반은 카페에 안 온다"며 "매출이 20%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씨는 "담배를 피울 손님들은 카페 옆 골목에 나가서라도 결국 담배를 피우고 들어온다"며 "금연 효과는 별로 없으면서 매출만 줄어드니 이유없이 손해만 보고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2 인천 부평구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권모씨(55)는 "미성년자 손님은 거의 없고 담배 피우는 손님이 많은 자정부터 새벽 시간대에는 담배를 피울 수 있게 한다든지 업주들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업주가 금연을 유도하면서도 자율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는 전면금연정책은 악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음식점·카페 업주들과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이 '음식점 전면금연' 정책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은 전면 금연 이후 음식점 업주들의 매출 급감으로 직결된 데 따른 반발로 보인다.

음식점 업주들은 공통적으로 매출 감소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한씨는 "금연 정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 매출이 뭉텅 줄어들다보니 걱정"이라며 "당장 아르바이트생을 줄여야 하나 고민중이다"라고 말했다.


업종에 따라 피해가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권씨는 "곱창집이나 고깃집은 소주 한잔에 담배를 곁들여 대화를 하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며 "담배를 건물 밖에 나가서 피워야 하니 대화도 끊기고 분위기도 흐려져 손님들의 귀가시간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많이 찾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흡연을 허용하자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라며 "특성상 흡연자들이 많이 찾는 업종은 고려하지 않고 급조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음식점 업주들은 입법 청원도 준비중이다. 음식점 업주들이 자율적으로 흡연음식점과 금연음식점으로 나눠 운영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자정 이후 등 특정 시간대에는 흡연을 허용하도록 자율권을 주자는 것이 이들이 청원하려는 법률안의 골자다.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는 "업종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금연 구역으로 지정한 현행법은 제한이 과도해 개정이 필요하다"며 "현재 몇몇 국회의원들과 접촉해 입법청원의 소개의원이 돼줄 수 있을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전문가들은 음식점 전면금연 정책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해 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는 "금연 정책의 근거인 건강권도 중요하지만 영업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식사 시간에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음식점과 밤 10시 이후에 술을 주로 파는 음식점을 같게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미성년자와 비흡연자가 이용하지 않는 음식점에 대해서까지 일반적인 제약을 가한다면 과잉금지원칙 위반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