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너마저도'...올해 대기업 취업문 더 좁아진다

올해 대기업 취업문이 작년보다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취업시장에서 채용을 견인했던 전기전자, 기계·금속·조선 등 주요 업종이 예년에 비해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전년 수준을 겨우 유지할 예정이어서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매출액 상위 500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5년 500대 기업 일자리 기상도 조사'에 따르면 전기전자 15개사는 지난해 7363명이었던 채용규모를 6851명으로 7% 줄일 예정이다.


전기전자업종의 각 사당 평균 채용예정인원은 지난해 1사당 490.9명에서 올해 456.7명으로 감소되는 것이라 구직자들이 느끼는 체감효과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기계·금속·조선 13개사는 5276명이던 작년 채용규모를 5315명으로 0.7% 늘렸고 정보통신 8개사는 작년 1078명이었던 채용예정인원이 1063명으로 1.4% 감소해 사실상 정체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계·금속·조선업종의 각 사당 채용예정인원은 지난해 405.8명에서 올해 408.8명으로 증가했으며 정보통신 8개사의 채용예정인원은 각 사당 134.8명에서 132.9명으로 감소했다.

금융, 건설업종은 지난해보다 각 7.1%, 6.3% 채용예정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업종이 지난해 구조조정 등을 겪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용인원 증가폭은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다. 조사에 응한 180개사 전체 채용예정인원 역시 23385명에서 22844명으로 2.3% 감소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있었던 2012년 이후 500대기업의 채용예정인원이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특히 전체 채용시장을 이끌어 가던 금융·전기전자 업종의 채용 축소는 다른 업종까지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내수 경기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유통·식음료 업종 역시 올해 각 사당 64.0명(33개사), 39.5명(15개사)을 채용할 예정으로 2011년의 채용규모(유통 69.1명, 식음료 139명)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향후 경기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견기업들의 채용예정인원이 작년보다 감소한 것은 채용시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 매출액 301~400위 29개사는 채용규모를 지난해 872명에서 811명으로 7% 감소할 계획이고 401~500위 40개사는 1141명에서 985명으로 13.7%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올해 정유·화학, 식음료, 섬유·제지·잡화 기업 비율이 높은 301위~500위 대기업들의 채용이 다소 많이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상무는 "그간의 조사로 파악할 때 경기침체 신호가 있어도 300위권 기업까지는 채용규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편이었다"며 "매출액 300위 이하 중견기업이 채용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향후 채용시장이 더 큰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