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3%대 쥐꼬리 수익률…리모델링하려면

# 직장인 김씨는 최근 퇴직연금 수익률을 확인하고 한숨을 쉬었다. DC(근로자책임)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그는 지난해 수익률이 3%에 불과했다. 시중 예금금리보다는 높지만 이 정도 수익률로 과연 노후에 충분한 연금생활이 가능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지난해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평균 수익률이 3%대 초반으로 나타난 가운데, 직장인들의 퇴직연금 리모델링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3%대 수익률은 예금금리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인데, 특히 지난달말 발표된 국민연금의 수익률 5.25%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다.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형태로 기금을 운영하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반면, 퇴직연금은 적립금의 92%이상이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에 머물고 있는데다 저금리 기조에 직격탄을 맞았다. 퇴직연금 전문가들은 올들어 퇴직연금 원리금보장 상품금리가 2%대로 떨어진 만큼 3%대 수익률을 지키기도 어렵다고 지적한다. 적극적인 자산운용이 없으면 저수익 구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퇴직연금을 되살리는 처방은 무엇일까. 근로자가 가입해 운용지시하는 DC형의 경우 먼저 예적금 등 금리가 고정된 원리금보장상품 보다 투자상품인 비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을 늘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위험감내 수준과 기대수익률을 고민해 투자 유형과 수준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퇴직연금 업계에따르면,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3~4%의 수익률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채권형펀드를 적극 편입해야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2%대인 원리금보장상품 보다는 변동성이 있지만 현재 수익률이 3~4%대인 채권형연금펀드도 안정적인 국공채 위주로 투자되는 만큼 저위험 저수익상품으로서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5%이상 수익률을 원한다면 주식이 최대 40%까지 포함되는 채권혼합형펀드에 투자해야한다. 다만 채권형펀드와 달리 채권혼합형펀드의 경우 펀드간 수익률 격차가 크다. 따라서 채권혼합형은 반드시 복수의 펀드로 분산투자해 위험을 줄여야한다는 설명이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최소 3년이상 수익률이 우수한 펀드를 고르되, 배당·성장·가치·중소형주형 등 펀드로 나눠 투자하길 조언했다. 금융투자상품은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3년이상 성과가 좋은 펀드는 이후에도 성과가 좋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한 퇴직연금 업계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은 펀드가 많으면 복잡하고 번거롭다고 불만을 내뱉지만 주식형펀드에서 분산투자로 위험관리를 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최근 시장상황에 따라 증권사가 자산배분과 상품선택 등을 알아서해주는 퇴직연금 랩상품도 운용한다.

펀드평가사이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연금펀드의 수익률과 변동성을 감안한 평가등급을 내놓는데, 높은 등급을 받은 펀드에 투자하는게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펀드평가사이트는 제로인의 펀드닥터, 한국펀드평가, 모닝스타, fn가이드의 펀드누리 등이 있다.

퇴직연금 사업자 선택도 중요하다. 가입자들이 사업자 선정시 가장 먼저 살펴야할 점은 여러가지 유형의 퇴직연금 상품을 구비하고 있는 지다. 사업자에따라 가입자가 원하는 상품을 구비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또 사업자가 고객에 상품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적절한 컨설팅을 제공하는지도 따져야한다. 만약 충분히 관리가 되고있지 않다고 판단되면 사업자를 교체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사업자 교체는 소속 사업장에 문의하면 된다.

한편, 정부의 퇴직연금 제도변경으로 올 하반기부터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비중이 40%에서 70%까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한 투자포인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퇴직시점이 얼마 남지않은 가입자라면 기존의 안정형 상품을 유지하되 사회초년생이라면 좀더 적극적으로 투자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최근 증시시황이 개선돼 투자여건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