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만 쏙 빼놓은 서울시 복지제도 '빈축'

27일 오전 5시 양천구 신월1동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서울소방재난본부 현장대응단 및 관할소방서, 인근 지원소방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제공) 2014.12.27/뉴스1

안전 현장의 전문가를 육성하겠다던 서울시가 정작 직원 후생복지에서는 본청 공무원과 소방직 공무원을 차별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서울시 공무원아파트 지원 등에선 아예 소방직 공무원들을 제외시켜 최근 감사원 지적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서울시가 밝힌 '2015년도 직원 후생복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공무원 후생복지 중 하나인 '서울시 공무원 임대아파트' 입주대상에서 소방직 공무원을 제외시키고 있다.


시는 지난 2007년부터 매입형(2년)과 관사형(3년) 2가지로 나눠 총 49채의 공무원 임대아파트를 지원하고 있다. 임대보증금은 매입형이 전세시세의 50%, 관사형이 5000만원이다.

서울시 공무원의 주요 후생복지가 임대 아파트이지만, 소방직 공무원은 입주대상에서 제외돼있다. 현재 서울시 소방직 공무원은 총 6600여명으로 모두 서울시 공무원이다. 하지만 본청·사업소 소속 무주택 공무원들만 입주대상으로 정하고 소방직 공무원은 제외시켰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정원 대비 비율을 감안해 2009년부터 소방직 공무원은 입주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공무원연금공단 아파트는 소방직 공무원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공단 아파트는 서울시 공무원 역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시는 공무원 임대아파트 지원에서 소방직을 제외시켜 최근 감사원의 지적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때 소방직 공무원들이 더 고생하는데 왜 임대아파트 지원에서 제외시켰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임대아파트 외에 무주택 공무원 전세자금 지원과 콘도 등 직원휴양시설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만 별도 운영되고 있다. 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행정편의상 서울시가 전부 관리하기 어려워 나눠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 본청과 소방재난본부의 후생복지 할당 예산이 달라 소방직 공무원의 복지수준이 본청 공무원보다 뒤떨어지는 실정이다.

무주택 전세자금 지원은 본청 공무원은 1인당 7000만원을 지원받지만 소방직 공무원은 5000만원만 지원된다. 직원휴양시설도 서울시 본청과 사업소 공무원만 시 예산으로 관리하고 소방직 공무원은 제외시켰다.

또 후생복지제도 중 대다수는 본청과 소방직 공무원을 공통으로 적용하면서, 무주택자 전세자금이나 임대아파트 지원 등만 소방직 공무원을 별도 적용하는 것은 행정편의상의 이유라는 서울시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서울 소방관서의 한 관계자는 "똑같은 서울시 공무원인데 후생복지에 있어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며 "서울시와 소방재난본부가 갑을관계라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소방직 공무원도 "현장에서 고생하는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울 수 있게 복지만큼은 예산을 충분히 할당해 동등 적용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