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100시대..운용사 CIO 한목소리로 꼽은 유망株는

코스피가 3년8개월만에 2100을 넘어서면서 주식 투자의 방향성을 묻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주요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박스권 상단 돌파에 따른 부담감이 상존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운용업계 대표적인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한목소리로 증권주를 유망주로 꼽았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CIO인 최광욱 전무는 16일 "지수에 기댄 투자보다는 좋은 기업과 주식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증권주가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현 시점에서 지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좋은 기업을 최대한 싸게 산다는 원칙에 맞게 종목을 담고 있다"며 "최근 3년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해온 증권업의 경우 올 한해 한꺼번에 이익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총괄대표도 "증권주의 경우 거래대금만 보는 것은 아니고 후강퉁 등 해외주식 거래가 늘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등 복합적으로 좋아지고 있어 삼성증권과 한국금융지주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CIO는 증권주 외에도 SK텔레콤과 같은 고배당주와 보통주에 비해 가격메리트가 큰 우선주, 펀더멘탈 측면에서 좋은 화장품 및 음식료주 등에 대한 투자를 추천했다.


다만 주식 시장 전망에 대해선 엇갈린 입장을 나타냈다. KB자산운용 CIO인 송성엽 전무는 "미국에서 빠져나온 글로벌유동성이 유럽과 이머징 마켓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며 "한국도 수급면에서는 유리해 보이고 국내 경기 측면에서도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의 하향폭이 줄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기업도 있기 때문에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증권과 건설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은행, 보험 등으로 확산되고 있고 경기민감주들도 이익 개선세에 따라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허필석 대표는 "유동성 효과로 출발했지만 지금부터는 실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다행히 발표를 앞두고 있는 1분기 실적에 대한 추정치가 1~2% 상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박스권에 갇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지수의 적정 수준은 실적이 예상에 부합한다는 가정 하에 2300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허남권 부사장도 "한국 증시가 아직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다고 생각한다"며 "외국인 매수세를 감안할 때 길게 보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최광욱 전무는 "낙폭과대업종을 위주로 오르는 순환매성 흐름이 작용해 지수가 오른 것으로 경계를 해야 할 시점"이라며 "기업 이익의 관점에 볼 때 지수가 2100 이상이면 오버슈팅(과열)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도 "경기가 불같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격매수는 조심해야 한다"며 "경기민감주라도 구조적으로 좋아질 수 있는 종목을 골라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