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물량 한달만에 '품절'…디아지오 'W아이스' 긴급 공수

디아지오코리아의 저도 양주 '윈저 더블유아이스'(W ICE)가 침체된 위스키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출시 한 달여 만에 초도 물량 3개월분이 동난데다 빨리 물량을 공급해달라는 주류 업자들의 성화가 빗발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디아지오-골든블루의 부산전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도 양주 시장의 포문을 열고 부산시장을 장악한 골든블루를 겨냥해 부산에서 총력전을 펼친 디아지오가 더블유아이스 인기를 바탕으로 판세를 뒤집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개월치 물량 1개월만에 소진…항공편으로 긴급 공수


26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19일 선보인 더블유아이스 판매량이 급증하며 출시 한 달여 만에 재고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부산.경남지역 주류 도매상들이 경쟁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가 추정하는 더블유아이스 판매량은 5000여박스. 1박스에 더블유아이스(450㎖) 20병이 들어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1개월만에 10만여병을 판매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주시장이 침체된 요즘 단일 제품으로 한 달에 10만병을 팔아치운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항공기가 아니라 우주선을 동원해서라도 공급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디아지오는 이례적으로 영국 본사로부터 항공운송을 통해 빠른 시일 내 더블유아이스를 추가 공급받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위스키 등 양주는 선박을 이용해 해상 운송한다. 기간은 40일 가량 걸린다. 항공운송은 1병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한정판' 등에 국한된다.


디아지오가 국내 출고가 2만4530원 짜리 더블유아이스를 비행기로 실어 나를 경우 운송비용을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하지만 모처럼 살아난 위스키 인기를 이어가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운송비를 고려하지 않고 항공으로 긴급 공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디아지오, 부산·경남 시장 맹주 골든블루 잡을까

부산·경남 위스키 시장 맹주인 골든블루와 디아지오가 제대로 한판 붙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웰빙 바람으로 독주를 기피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저도주를 선호하는 부산·경남은 '주류업계의 시험대' 역할을 톡톡히 하는 시장이다.

골든블루는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40도짜리 정통 위스키가 아닌 36.5도 짜리 양주로 지역 점유율 60%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주류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저도 양주 3종만 판매하는 골든블루는 지난해 출고량 19만2784상자(1상자 9ℓ)로 전년에 비해 실적이 57.3% 급증했다. 국내 전체 위스키 시장이 같은 기간 3.4% 감소한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디아지오가 '한 달 사이 5000박스'라는 추세를 이어가 단순 계산으로 연간 6만 박스 이상을 판매한다면 골든블루 연간 출고량 3분의 1에 달한다. 골든블루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