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소위, 소득없이 또 '빈 손'…연말정산 대책 표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조세소위) 강석훈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세소위에서 논의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연말정산 보완책으로 여야 의원들이 각각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8건을 비롯, 21건의 법안을 심사했다. 2015.4.22/사진=뉴스1

'연말정산 대란'에 대한 후속대책을 다루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조세소위)가 또 다시 소득없이 끝났다.

27일 오전 열린 기재위 조세소위는 연말정산 보완책을 담은 여야 의원들의 법안 8건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개회를 선언한 지 1시간30여분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당초 예정된 시간을 40분 넘게 지나 시작한 조세소위는 여야 의원들의 공방 끝에 법안 심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오후 12시를 조금 넘겨 마쳤다.


야당 기재위원들은 지난 22일 열린 조세소위에서 요구했던 연말정산 전수조사 결과자료가 아직 제출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고 나섰다. 야당은 2014년도 귀속분 전수조사 결과치를 기준으로 이를 2013년 개정 전 세법에 반영한 자료, 정부보완책을 적용시킨 자료 등을 놓고 세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기재부가 자료 작성에 시간이 걸린다며 난색을 표했고, 이에 야당 위원들이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협의를 통해 나온 보완책에 어떤 미흡점이 있을 지 모르는 상태에서 법안을 논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야당은 정부의 보완책에 따라 당초 추구하던 정책 목표와 달리 과세미달자가 늘어나게 된다는 점과 함께 총급여 5500만원~7000만원 계층의 세부담에 대해서는 대책 마련이 없다는 것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반면 여당 기재위원들은 '5월 환급'이라는 정부와 국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재 나온 연말정산 보완책에 대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제대로 된 자료 없이는 이미 누더기인 세법을 더 누더기로 만드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 상태로는 논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세소위원장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도 "야당 위원들이 자료의 미흡함을 지적해 추후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회를 선언했지만 사실상 이날 오후에 속개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세소위는 당초 22일과 27일 이틀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틀 모두 논의가 무산되면서 29일 하루 더 일정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여당은 30일 본회의에서, 야당은 5월6일 본회의에서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할 것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