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찍은 지방銀, 다음 타깃은 '충청'

지방은행의 경기도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벌써부터 다음 진출지역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청남·북도가 지방은행들의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5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지방은행이 금융위원회에 충청남·북도 진출에 대한 의견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지방은행은 본점 소재지 해당 시·도와 특별시, 특별자치시, 광역시에만 진출이 가능하다. 지방은행이 정관을 바꿔 지점을 낼 수 있지만 금융위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타 지역 진출이 쉽지 않다.

하지만 올 3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방은행의 경기도 진출을 허용하겠다"고 밝히자 지방은행들은 앞다퉈 경기도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북은행이 지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경기도 수원시에 지점을 개설했다. 부산은행은 다음 달에 시화공단지점을, 대구은행은 오는 7월에 반월·시화공단 지점을 열 계획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경기도 내 지점을 통해 서울·인천 등 수도권 지역 점포망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규제완화 분위기 속에 지방은행의 탈(脫) 지방화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은행들이 경기도에 이어 충청남·북도를 주목하는 이유는 영남(부산, 경남, 대구은행)이나 호남(광주, 전북은행)과 달리 지역은행이 없기 때문이다.


지방은행 중 전북은행이 대전광역시 등 충청권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2008년 지방은행 최초로 대전에 입성한 전북은행은 대전과 세종특별자치시에 총 8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안에 세종시 1곳과 대전 1곳 등 모두 2곳에 지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전북지역은 자체적인 경제기반이 부산, 대구, 경남 등에 비해 작고 기업도 적어 다른 경제권으로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급하다"면서 "수도권 진출과 같은 맥락으로 충청권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은 충청권 지점 확대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대구은행은 현재 충청권에 지점이 없으며 부산은행은 대전 1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다른 지방은행 고위 관계자는 "충청권에서 대전과 세종시 외에 천안, 아산 정도에 지점 개설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은행의 충청남·북도 진출 요구에 금융위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진출한 시중은행 등 은행권 전체가 과당경쟁에 빠져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충청남·북도에 지점을 내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지방은행의 경기도 진출 현황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 지역 진출 허용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