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KT렌탈 인수 국민연금 도움 받는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롯데그룹이 국민연금과 함께 만든 코파펀드(코퍼레이션 파트너십 펀드)에서 KT렌탈 인수자금 중 3000억원 가량을 조달한다. 제2롯데월드 건설과 러시아 복합쇼핑몰 인수 등에 소요되는 자금이 많은데다, 금융권 차입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KT렌탈 인수 자금(1조200억원) 중 5000억원 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하기로 결정, 이 중 2000억~3000억원을 코파펀드에서 충당한다. 이와 함께 토탈리턴스왑(TRS) 방식을 통해 자금의 상당부분을 끌어올 방침이다.

TRS는 파생상품의 일종으로 지분투자자들에게 만기 수익률을 보장해주되, KT렌탈 지분가치가 협의된 수준 아래로 하락할 경우 롯데그룹이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KDB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가 TRS 방식으로 인수에 참여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KT렌탈 인수에 내부 자금은 경영권 소유가 가능한 정도만 투입할 계획이다.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롯데홈쇼핑, 롯데손해보험, 롯데하이마트 등 계열사가 KT렌탈 지분 투자를 부담할 예정이다. 이들은 KT렌탈과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들로 꼽힌다. 참여가 예상됐던 롯데쇼핑은 출자에서 빠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롯데그룹은 국내 금융권에서 주식담보 대출을 통해 KT렌탈 인수금융을 조달하려 했다.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진 만큼 대출이자율도 2~3%대 수준으로 내려가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시중은행 등 금융권에서 "대출마진이 너무 작아 부담스럽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고, 결국 코파펀드와 TRS 등을 동원하기로 결론을 내렸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선 롯데그룹이 기존에 차입해놓은 자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자금 상당부분이 제2롯데월드 건설과 러시아 복합쇼핑몰 인수 등에 소요된 상태라 여력이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이 일본에서 발행한 6000억원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 채권)도 건설과 M&A자금으로 상당부분 쓰일 예정이다.

코파펀드는 국민연금이 국내기업의 해외 기업 M&A를 지원할 목적으로 만든 것으로 양측이 올 3월 각각 5000억원씩 1대1매칭 방식으로 투자해 1조원의 자금을 조성해 놨다.

국민연금과 롯데그룹은 KT렌탈이 베트남 지역에 해외진출을 한 상태고 앞으로 해외영업 범위를 넓힐 예정이라 코파펀드 투자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KT렌탈 인수를 확정하면서 해외진출 사업에 ‘렌트카’ 부분을 추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5월 말까지 인수자금 조성을 끝내기 위해 TRS 뿐 아니라 다양한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안다"며 "여러 채널을 통해 투자자들을 접촉한 결과 국민연금 코파펀드 활용과 TRS를 병행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롯데, KT렌탈 인수 국민연금 도움 받는다

롯데·국민연금 조성한 코파펀드서 3000억 조달...대우證·신한금융투자 TRS 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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