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증권계좌 비대면개설…금투업계 기대감↑

금융당국이 내년 3월부터 증권사에 대해서도 비대면 계좌개설을 허용키로함에따라 금융투자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은행에 지불하던 증권계좌개설 대행 및 유지수수료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증권계좌 개설이 용이해져 20~30세대 젊은층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유인효과도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제3차 금융개혁회의를 열고 은행은 물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도 오는 10월부터 비대면확인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3월부터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개설이 가능하도록 했다.


비대면 실명확인은 △신분증 사본을 촬영·스캔해 금융사에 제시하면 금융사가 신분증 발급기관에 진위여부를 확인하거나 △영상통화 방식으로 신분증과 고객얼굴 대조 △현금·보안카드 전달시 실명여부 확인 △기존 계좌에서 새 계좌로 소액이체 등 각종 실명확인 방식을 복수로 활용해 기존 대면확인을 대체하도록 했다.

그동안 금융투자업 활성화의 큰 걸림돌 중 하나가 증권계좌 개설이었는데 장벽이 사라진 셈이다. 현재 주식계좌를 개설한 투자자는 508만명으로 전국민의 10%, 경제활동인구의 19%에 해당한다. 대부분은 은행을 통해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실정이다. 이는 증권사 점포가 일반은행의 6분의 1에도 못미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고객유치를 위해 매년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고 은행에 계좌개설 대행업무를 맡긴다. 은행은 계좌개설 고객이 거래 체결시마다 별도 수수료를 증권사로부터 거둬간다. 이때문에 개별 증권사들은 고객 규모에 따라 매년 수십에서 수백억원을 계좌개설과 유지에 지불하는 실정이다. 대형급 A 증권사의 연간 영업비 5000억원중 최대 4%가량인 200억원이 계좌개설과 유지비에 쓰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계좌 개설비용은 건당 통상 7000원~1만원이며 유지비도 연간 5000원 가량"이라며 "증권업계가 연간 수천억원의 비용을 은행들에게 고스란히 바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펀드온라인코리아 역시 국내 자산운용사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계좌개설을 사실상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계좌당 많게는 1만 5000원가량을 수수료로 지불해왔는데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해지면 수수료 절감은 물론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투자자층을 흡수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 (132,600원 ▲600 +0.45%)과 이베스트증권 등이 상당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증권업계가 추진하는 방문판매(아웃도어세일즈, ODS)가 비대면 실명인증이 결합되면 적지않은 시너지효과도 예상된다. ODS는 관련법이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계류중인데 시행하더라도 신규 고객은 계좌 개설시 지점을 다시 방문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온라인상에서 계좌를 개설하게되면 방문판매 절차가 상당히 간소화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비대면 실명확인이 가능해지더라도 비용절감 효과가 크지않다는 관측도 있다. 이미 은행을 통해 개설한 증권계좌 보유고객들에대한 비용지출이 지속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고객의 은행계좌를 자사 증권계좌로 이전시키는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독립계 증권사들은 적극적인 고객계좌 이전 마케팅을 벌일 것"이라면서 "다만 은행이 속한 금융지주계열 증권사들은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