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돌아온 소주칵테일 인기…참이슬도 뛰어드나

롯데주류 순하리 처음처럼이 25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누적판매량 천 만병판매돌파와 수도권 판매 확대를 알리고 있다.

"여기 유자소주랑 사과소주 하나씩이요"

소주 칵테일 인기가 뜨겁다. 롯데주류(처음처럼)에 이어 무학(좋은데이), 금복주(참소주) 등이 잇달아 13.5~14도의 저도(低度) 과일소주 신제품을 선보였고 무반응으로 일관하던 소주시장 1위 업체 하이트진로(참이슬)도 과일소주 출시 카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내부적으로 소주 칵테일 신제품 출시를 논의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불과 1~2주 전까지만 해도 처음처럼 순하리를 비롯한 과일소주 인기에 별도의 신제품 출시 없이 참이슬 후레쉬 등 기존 제품의 마케팅 강화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소주 칵테일이 예상보다 빠르게 새로운 음주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현장 영업부서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소주 칵테일 제품 출시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소주 칵테일 신제품 출시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소주 칵테일이 전체 소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미미한 만큼 신제품 출시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이라며 "내부 논의가 시작됐을 뿐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 사과맛 소주인 참이슬 애플을 한정판으로 출시해본 경험이 있어 기술적으로는 소주 칵테일 출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이트진로의 고민은 소주 칵테일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소주 칵테일이 전체 소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1990년대 초반 신촌 등 대학가 소주방을 중심으로 불타올랐던 과일소주 인기가 불과 2~3년 만에 사그러들었다는 점도 하이트진로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 칵테일이 새로운 소주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소주 시장의 중심은 일반 소주에 있다"며 "소주 칵테일이 전체 소주 시장의 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와 달리 롯데주류, 무학, 금복주 등 경쟁사들은 소주 마케팅 초점을 과일소주에 집중시키고 있다.

롯데주류는 3월 선보인 14도 과일소주 처음처럼 순하리가 출시 3달 만에 부산, 영남지역에서만 1000만 병 판매를 넘어서는 등 기세를 올리자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으로 공급 범위를 넓혔다.

무학도 순하리 대항마로 내세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블루·레드·옐로우)가 출시 일주일 만에 200만 병 판매를 달성하는 등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인 데 힘입어 수도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북지역 주류업체인 금복주 역시 지난 18일 유자향의 '상콤달콤 순한참'을 선보이며 소주칵테일 전쟁에 뛰어들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업계의 소주 칵테일 경쟁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확산되면서 업계 1위 하이트진로도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며 "시간문제일 뿐 하이트진로도 곧 소주 칵테일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