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폐로'로 가닥...정부, 금주 중 발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부산 의원 전체 모임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및 의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정부가 이번주 중으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폐로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고리1호기를 폐로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리1호기가 폐로되면 '1호 폐로 원전'이 된다.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과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현안 간담회를 갖고 고리1호기 폐쇄 여부를 놓고 논의를 가졌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주 안으로 고리1호기 폐쇄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장관이 언론이나 국민에 공식적으로 (고리1호기 폐쇄 여부를) 이야기 할 상황은 아니"라며 "절차가 있기 때문에 절차를 밟고 금주 안으로 그 부분을 이야기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1978년에 한국 최초 상업용 원자로로 부산 기장군에 건설된 고리1호기는 1차례 수명 연장을 통해 오는 2017년까지 운행이 예정돼 있다. 오는 18일까지 수명 재연장 신청이 이뤄지지 않으면 2017년을 끝으로 가동이 중단된다.


이날 간담회에선 새누리당 의원들은 고리1호기 폐로를 거듭 촉구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대변인인 하태경 의원은 "원자력 발전소를 더 지어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전세계 폐로 기술경쟁이 있다"며 "우리가 이 경쟁에서 앞서가는 것도 현시점에선 국익에 부합한다. 고리1호기를 폐로기술 테스트베드(Test bed·시험대)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수원이 그동안 허위부품, 뇌물 등의 사건으로 국민 신뢰를 아주 많이 잃었고, 이런 부패와 비리에 대해선 본때를 보일 필요가 있다"며 "'읍참마속(泣斬馬謖)' 차원에서 고리1호기는 폐로하고, 한수원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이유로 (정부에) 강력히 폐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절차가 있다. 원자력발전전문위원회와 국가에너지위원회가 있는데, 이 위원회를 통과해야 (폐로 여부가) 결정이 된다"며 "부산 의원들의 통일된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겠다"고 말했다고 하 의원은 전했다.

정부는 각계 의견 수렴을 위해 원자력발전전문위원회와 에너지위원회 등을 열 계획이다. 이에 따라 11일 예정돼있는 국회 산업위 업무보고를 통해 정부가 고리1호기 폐로 여부를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한편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원자력발전소 안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고리1호기 폐로를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부산 영도를 지역구를 두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원자력정책에 관해서 기본적인 틀이 깨져선 안 된다"며 "우리나라같이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에너지 가격이 싼 것은 그나마 원자력이 있기 때문인데, 그것을 버리면 우리 산업 전체의 틀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아주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