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한 달…'기말고사는 온라인으로' 확 바뀐 교육현장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지난 19일 오전 메르스 대응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세종시 연세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교육부 제공) 2015.6.19/뉴스1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지 20일로 한 달을 맞은 가운데 그동안 교육현장은 그 어느 분야보다 직격탄을 맞았다. 이달 초에는 휴업한 학교가 무려 2000곳을 넘어서기도 했고, 일부 대학은 단과대 건물 전체를 폐쇄하기까지 했다.

메르스가 진정세로 돌아선 것으로 판단한 보건당국의 발표와 달리 교육계는 당장 여름방학을 단축해야 하는데다 본격적인 대입 시즌을 앞두고 있어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1일 이후 휴업을 결정한 학교는 급격하게 늘었다.

전국에서 첫 휴업 결정을 2일 내린 경기도의 A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8~12일 일괄 휴업 조치를 내리면서 열흘 이상 수업이 멈췄다. 서울에서는 감염자가 속출한 삼성서울병원 인근의 학교가 줄줄이 휴업에 돌입하자 급기야 서울시교육청은 관내 지역 학교에 대해 8~10일 일괄 휴업 조치를 내렸다. 10일(오후 3시 기준)에는 전국적으로 휴업에 들어간 학교가 총 2704개교로 정점을 찍었다.

특히 지난달 1~10일 등 최장 10일 동안 단기방학 등을 실시해 학사일정의 여유분이 넉넉하지 않은 일선 학교는 이번 휴업까지 겹치면서 법정수업일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학교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보통 3~4주로 잡힌 여름방학을 1주가량 단축해 폭염 속 찜통교실에서 수업결손에 따른 보충수업 등이 진행되는 학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방학을 늦출 경우 대규모 학부모 민원이 우려되기 때문에 교장들은 '솔로몬의 지혜'를 짜내야 한다"며 "인근 학교 중에는 2학기 개학일을 3일 앞당기고 겨울방학 시작일을 3일 늦추는 등 여름방학 시작일을 제외하고 다 바꾸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여파로 휴업을 결정한 대학도 적지 않은 만큼 강의실 풍경도 바꿔 놨다. 대전과학기술대는 지난 4일부터 강의를 전면 중단하고 조기 방학에 들어갔다. 기말고사는 온라인 오픈북으로 시험을 보거나 리포트 제출로 대체했다.

대전과기대 관계자는 "개강기간을 1주일 앞당겨 모자란 강의를 보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대는 13일 강의 중에 한 학생이 메르스 의심증상을 보이자 수업 받던 건물을 임시로 폐쇄했다. 현재 이 학생은 '음성'으로 최종 판정 났지만, 학교 측은 대학병원장을 중심으로 메르스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또 간호학과와 같은 보건의료계열 등이 설치된 대학은 현장실습이 전면 중단된 만큼 이에 대한 조치를 교육부에 요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