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그리스 국민투표 부결, 변동성 커진 증시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과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반대' 의견이 나옴에 따라 그리스의 유로존탈퇴(그렉시트)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어느때 보다 높아 짐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변동성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만큼 충격의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6일 오전 11시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1.23포인트(1.01%) 하락한 2083.18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스의 국민투표 부결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증시를 뒤흔드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가 실시한 구제금융안 찬반 국민투표 결과 협상안에 반대하는 의견이 61%로 찬성 의견을 크게 압도했다. 연금 삭감과 부가세율 인상, 민영화 촉진 등의 내용을 담은 현재의 협상안에 반대한 것 이다. 이에 따라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채권단은 다시금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하게 됐다.

애초 시장은 국민 투표 결과 '찬성'이 우세하게 나올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예상을 뒤엎는 결과에 따라 그리스 불확실성이 되살아나는 만큼 당분간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오는 20일 유럽중앙은행(ECB) 및 여타 유로존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35억 유로의 그리스 국채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증시가 변동성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91억원, 1239억원 동반 순매도를 펼치고 있다. 반면 개인은 2291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그리스 사태가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 만큼 충격의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 주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때도 국내 증시의 조정은 1거래일 만에 빠르게 마무리된 바 있다.

특히 상황이 극적으로 흐르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주변국으로의 불안감 확산을 막기 위해 양적완화(QE) 확대 등 정책 처방을 펼칠 가능성도 높아진 만큼 상황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로존 주변국으로 전염될 경우 신흥시장 전반에 걸친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는 등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늘 20일 국채만기를 앞두고 그 전까지 새로운 협상안이 도출돼 극적으로 협상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시리자가 내부적으로 동력을 얻은 만큼 더욱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고 채권단도 더 강경하게 나오면서 첨예한 대립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삼성증권 팀장은 "지금 중요한 점은 ECB의 대응"이라며 "ECB가 그리스의 긴급유동성지원(ELA)을 늘리지 않는 등 그리스를 압박하며 대외 적으로는 QE 확대 등 액티브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금융시장의 충격이 상당히 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리스 사태로 인한 중장기적 변수는 남아있는 만큼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1분기 유로존의 GDP 성장률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나타내며 양적완화 효과가 가시화 되며 글로벌 경기에 안도감을 심어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유로존의 경기 회복세가 둔화된다면 국내 기업들의 유럽 수출 회복 기대감 역시 꺾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증시의 경우 내부 변수에 더 주목해야한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대외적인 변수보다는 내부적인 변수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주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져 글로벌 증시를 흔드는 사이 코스피는 단 1거래일의 조정을 거친 뒤 그리스 보다는 국내 이슈에 따라 지수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번주에는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하는데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도 위태롭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따라 증시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늘 코스피 시장 내 외국인의 매도세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과 지수가 빠른 속도로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면 외부 변수에 대한 면역력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며 "2분기 실적 시즌 등 증시를 흔들만한 이벤트 들이 예정돼 있는 만큼 시장참여자들이 신중한 스탠스를 보이며 지수는 약보합이나 약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