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대 불법대출' 저축은행 브로커 이철수씨, 징역 2년6월 확정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보해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금융브로커 이철수씨(56)에게 징역 2년6월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사기, 제3자뇌물교부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 대해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이씨는 2008년 11월부터 2009년 6월 사이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1000억여원의 자금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대출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당시 오문철 보해저축은행 대표와 함께 삼화상호저축은행과 한국캐피탈 등을 인수하기 위해 불법 대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또 2010년 8월 지인 윤모씨에게 "후배가 금감원 감독지원실장으로 갈 수 있도록 친하다는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통해 청탁을 해달라"고 부탁한 후 후배가 금감원 감독지원실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50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았다.

이 외에도 이씨는 I 캐피탈 임원인 또 다른 윤모씨에게 2010년 "I 캐피탈이 C사에서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 뒤 I 캐피탈 측이 50억원어치를 인수하자 윤씨에게 1억원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1심 재판부는 이씨의 불법대출 혐의 중 삼화상호저축은행 인수용 불법대출 595억원과 한국캐피탈 인수용 불법대출 200억원 등 총 795억원에 대한 이씨의 가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 대표는 저축은행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이에 위배해 개인적 목적을 위해 795억원 상당의 금원을 임의로 대출받았다"며 "이씨는 이같은 행위가 업무상 임무에 위배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그에 동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삼화상호저축은행 인수용 불법대출액 중 180억원에 대해서만 이씨가 가담한 것으로 인정해 징역 2년6월로 감형했고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한편 대법원은 2002년 이씨가 업무를 총괄한 회사 3곳에서 회사 명의로 어음을 발행해 마련한 총 168억여원의 자금을 사적 용도로 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에 대해서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