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거래대금 첫 100조 돌파..지수는 역주행

코스닥시장 월 거래대금이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가격변동폭까지 30%로 확대되며 코스닥시장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다만 거래대금이 증가하며 코스닥지수는 조정을 받아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코스닥시장 거래대금 합계는 전월(92조1002억원) 대비 9.51% 증가한 100조8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 월 거래대금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1996년 7월 시장 개설 이후 19년만에 처음이다.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며 신기록을 쓰고 있다.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지난 3월 66조6300억원으로 2011년 이후 3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60조원선을 넘어섰고 4월엔 94조원으로 2000년 2월 이후 15년2개월 만에 처음으로 90조원선을 돌파했다.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세도 확연하다. 올들어 7월말까지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6816억원으로 전년 평균치(1조9700억원)의 1.87배에 달한다. 올들어 7월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금까지 연간 일평균 거래대금과 비교했을 때 사상 최대 수준이다.

다만 7월 거래대금이 100조원을 넘어서며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진 건 사실이지만 지수의 흐름을 살펴보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7월에는 코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7월에 코스닥시장의 일 거래대금이 5조원을 넘은 날은 6일(5조802억원), 7일(6조5123억원), 17일(5조597억원) 3번이었다. 6일은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닥지수가 7월들어 처음 하락한 날로 2.24% 떨어졌다. 7월 일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7일에도 코스닥지수는 2.97% 하락했다. 다만 17일에는 0.15% 약보합에 그쳤다. 7월 6~7일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불거지며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던 시기다.

최근엔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데다 코스닥시장을 이끌어온 바이오업종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코스닥지수가 힘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시장은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율이 높고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며 “더구나 코스닥시장 제약·바이오업종의 12개월 예상 PER은 53.7배로 나스닥시장 바이오업종보다 61%나 높다”고 말했다.


최치호 한국거래소 시장마케팅팀 팀장은 “국내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며 시중 유동자금이 증시로 지속적으로 유입됐고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으로 성장성에 대한 갈증이 커지며 자금이 코스닥시장으로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결국 코스닥시장이 조정에서 벗어나 추가 상승하려면 2분기 실적으로 성장성을 증명해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