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컴퍼니 싹쓸이했던 공공택지 2년간 못판다"

@임종철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앞으로 추첨 방식으로 공급받은 공공택지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는 용지는 2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그동안 일부 중견건설업체들이 수십 곳의 계열사와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아파트를 지을 공공택지를 독식했던 문제가 해결될지 주목된다.

다만 경영부실 등으로 기업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경우나 신탁·프로젝트 금융투자(PFV) 방식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전매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4일 이같은 내용의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을 통한 중산층 주거혁신 방안(뉴스테이)' 중 택지 공급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3월에 입법예고됐다.

현행 공공택지는 시행자로부터 공급받은 가격 이하로 전매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전매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건설업체나 시행사들이 인기가 높은 공공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많게는 30~40곳의 계열사와 페이퍼컴퍼니를 입찰에 동원, 독식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공공택지의 경우 주택사업 등록업자면 누구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데다 추첨을 통해 낙찰자를 뽑다 보니 계열사나 페이퍼컴퍼니를 많이 동원할수록 당첨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계열사는 이후 낙찰 받은 택지를 모(母)회사에 전매하는 구조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앞으론 추첨방식으로 공급하는 공동주택용지에 대해선 비록 공급가격 이하더라도 택지의 공급계약일부터 2년간 전매할 수 없게 된다. 다만 2년 이내라도 잔금을 완납하는 경우는 전매할 수 있다.

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부실징후기업, 부도 또는 유사한 이유로 주택건설사업 추진이 어려운 경우엔 시행자로부터 공급받은 가격 이하로 전매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페이퍼컴퍼니가 전매제한 특례제도를 악용해 택지를 용도대로 사용할 의사가 없이 택지를 선점한 후 모회사 또는 계열회사 등에 전매해왔던 행위를 차단함으로써 공공택지를 실수요자에 공급하는 효과를 가진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선 공동주택용지를 공급받은 주택건설 사업자가 자금조달, 리스크관리 등을 위해 신탁 또는 프로젝트 금융투자(PFV) 방식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전매를 허용하도록 했다. 그동안 이같은 경우 전매행위는 유권해석 등으로 이뤄졌으나 전매 허용이 명문화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공택지의 거래질서 확립, 다양한 방식의 주택건설사업이 기대된다"며 "제도 시행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행령 시행 이후 택지공급을 공고하는 택지부터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개정된 세부내용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