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V 캐파 연 4500만대로 감축…가동률 90%대 유지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올 들어 9월까지 1100만대 이상 TV 생산라인을 줄였다. 세계적인 수요 위축으로 수익성이 급감한 탓에 TV 사업의 운영을 규모가 아닌 내실 위주로 바꾸면서다.

2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9월 말까지 TV 캐파(생산능력)를 3347만8000대로 감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생산능력 4480만2000대보다 1132만4000대나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전체 생산능력도 4500만대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연간 생산능력(6299만대)을 감안하면 최소 1500만대 이상 조정돼 5년 전인 2010년(4499만7000대)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9월 말 기준 캐파는 작년보다 1/4 넘게 줄인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이 기간 실제 생산 대수는 3096만1000대로 지난해보다 20.3% 줄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수요 둔화가 계속되자 올 들어 TV 사업을 전면 재조정해왔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생산 라인을 정리하고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지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신흥시장 환율 불안 등 수익성 악화요인은 상당 부분 나아졌지만, TV 수요 자체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TV시장 세계 1위로서 그동안 빠르게 생산능력을 키워온 삼성전자가 비대해진 생산 라인을 조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TV 캐파는 2008년 3288만대에서 2010년 4000만대를 넘어선데 이어 2012년 5000만대, 2014년 6000만대를 차례로 돌파했다.

라인을 줄이는 대신 가동률은 높아졌다. 라인 감축으로 지난해 87%대에 머물던 가동률을 92.5%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TV 생산 가동률은 2009년 97%를 기록한 이후 계속 떨어져 2013년 89.5%, 작년 87.4%까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