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반도 사드 반대"…韓 "중국과 사드 소통 계속한다"

한국 윤병세 외무부 장관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회동을 갖고 한반도 핵문제와 사드 배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중국 외교부)

중국 외교부가 한국과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의에 대해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12일 공식 홈페이지에 왕이 외교부장이 전날 오후(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참석 차 현지를 방문해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 만나 한반도 정국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한국은 긴밀한 이웃국가로 한반도 비핵화를 견지하는 쌍방의 큰 목표는 서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북한 제재 결의를 지지하고 진일보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는 입장도 내놓았다.

그는 그러나 북한 제재가 단순히 북한을 자극하는 목적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이 부장은 “북한 제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본질적으로 한반도 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한국의 사드 배치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사드 배치가) 현 정국에서 각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조치”라며 “지역 평화 안정을 유지하고 보호하는데도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사드가)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도 손실을 줄 수 있다”며 엄중한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한국 외교부 윤병세 장관의 발언도 소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윤 장관이 ‘한중 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 정부도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중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윤 장관이 ‘국제사회는 함께 단결해서 일치된 대응에 나서야 하고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 북한 제재 결의 통과를 지지해 줄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마지막으로 “윤 장관이 ‘한국은 사드 배치와 관련 중국과 소통을 지속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왕이 부장이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앞으로 한국이 사드 배치를 본격화할 경우 어떤 식으로 중국을 설득할 지 주목된다. 이 과정에서 한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 전환을 맞느냐도 관심거리다. 중국이 한반도 핵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6자 회담 재개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의 대 북한 제재 수위를 과연 어느 선까지 수용하느냐도 지켜볼 대목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가 논의 중인 대 북한 제재 초안은 전에 없이 강도 높은 내용을 담고 있는데, 내달께 큰 방향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왕이 부장이 이날 러시아 외교부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과도 만나 한반도 정세와 관련 서로의 입장에 대한 협조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러시아와 전통적 우방으로 올해 고위급 교류를 통해 중러 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