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의 한국을 인도에서 찾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투자 패러다임도 크게 바뀌었다. 수익형 부동산이 떠오르기 시작했으며, 바닥까지 내려간 저금리는 저축에 대한 의욕을 상실케 만들었다. 게다가 일본을 모방하기라도 한 듯한 ‘저성장 경기침체’는 장기 투자에 대한 판단마저 흐리게 한다. 심지어 인구마저 줄어드는 추세이다 보니, 이보다 더 한 ‘Worst(최악)’는 없는 것 같다.

연 3%에도 못 미치는 금리풀(Pool)에서 0.1%라도 더 받아보겠다고 악착같이 달려드는 투자자들을 보면 애절함마저 느껴진다. 소비의 정점은 보통 평균나이 46세에 이루어진다. 그리고 올해가 한국의 베이비붐 마지막 세대인 71년생(출산율 4.54, 통계청)이 46세가 되는 시기다. 이들이 그나마 침체되어 있는 소비시장을 붙들고 있지만, 이 마저도 막차인 것이다.


그럼 어떤 투자를 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투자의 판을 바꾸어 보자. 과거 한국의 모습(70~80년대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진 국가를 찾아 투자를 해보자. 투자의 성패는 ‘지식의 정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경험의 차이’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선진국 투자가들이 이머징 또는 프론티어시장에서 돈을 벌어가는 이유도 그 중 하나다. 이미 같은 현상을 과거에 겪어보고, 잃어보고 분석해 보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국도 그 동안 다양한 경험으로 단단해질 만큼 강해졌다. 이젠 굳게 닫힌 성문을 열고 다른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모이는 곳에서 수익이 발생한다.’ 필자가 추구하는 ‘심플하지만 강력한’ 투자 원칙 중 하나다. 최근 인도 시장에 대한 글로벌 부호들의 군침 흘리는 소리가 안방까지 들린다. 페이스북의 마크주커버그는 인도의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드론위성’을 띄우고 인터넷(페이스북)을 제공하는 사업을 강행 중이며, 구글도 인도 기차역 400여곳에 무료 와이파이존을 설치할 예정이다. 아마존닷컴,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기업들도 인도기업 인수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0년 까지 약 72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2014년 기준, 인도의 GDP규모는 2조 달러에 달하고 인구는 약 13억명, 그 중 중산층 비중이 3억명에 이른다. 평균연령도 27세로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GDP성장률은 연 6~7%에 달하며 2018년까지 7.9%에 이를 것으로 예상 된다. 인도의 통화정책도 투자자들에게 고무적이다. 중앙은행은 지속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있으며, 인플레이션(2010년 9.53%, 2015년 5.38%)도 제어하고 있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는 루피화는 외국투자자들의 환 위험을 축소 시켜주고 있으며, 기업 매출액 성장률은 연평균 7%에 달한다. 이는 전세계 기업지수(MSCI All Country World Index)를 상회하는 수치이다.


자, 그럼 인도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필자가 생각하는 인도 투자원칙은 아래와 같다. 첫 번째는 ‘장기투자’다. 10년은 바라보고 투자해야 한다. 급격한 성장은 반드시 성장통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인도 기업 설문조사 결과, 성장 방해 요소 1위가 ‘정부의 부패’로 나왔다. 한국도 그러했고 중국도 부패척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외 소형기업은 자금조달의 어려움, 중대형 기업은 전력공급을 두 번째 요인으로 꼽았다.

두 번째 투자 포인트는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다. 아무리 우량한 기업이라도 폭발적인 변화기에 10년 이상 살아남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므로 개별종목 보다는 전체 지수에 투자하는 방법이 보다 안정적이다. 세번째 ‘분산투자’하자. 미국의 금리인상(달러강세)과 중국 경기둔화, 저유가 시대에 직면한 현 상황에 한 번에 모든 자금을 넣어놓는 것만큼 무모한 투자는 없다. 그러므로 매 달 소액을 꾸준히 투자하자. 최소 자녀 등록금은 나오고도 남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걸어왔던 ‘경제의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은행금리가 40%에 달하던 시절부터 건설, 인프라 업종이 오르고, 금융업이 떠오르기 시작하며 소비주가 강세를 보이고 헬스케어, 사치품의 수요가 늘기 시작했던… 한국이 걸어왔던 발 자취를 기억하고 인도시장의 흐름에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굴지의 기업들이 이머징시장에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은 이미 ‘겪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기록만큼 좋은 나침반은 없다. 반드시 한국의 경제와 증시가 걸어온 길을 되새기고 투자에 임하자.

인도 투자는 미국에 상장된 ETF를 통해 가능하다. 종목코드 ‘INDA’, ‘EPI’가 인도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ETF이며, 인도 지수의 일중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INDL’도 있으니 투자성향에 따라 종목을 선택하면 된다. 미국주식 투자는 증권사에서 투자 가능하며 원화를 US달러로 환전 후 HTS, 모바일을 통해 거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