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미래 성장전략' 해외 컨설팅 받는다

한국거래소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 컨설팅을 받는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사실상 20대 국회로 넘어갔지만 자체적인 성장 전략은 지속해서 그린다는 방침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미래 성장전략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컨설팅은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수립 일환이며 현재 컨설팅 용역 업체를 선정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국거래소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며 "해외 거래소의 성장 전략 등을 간접적으로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늦어도 올해 내에 컨설팅을 완료할 계획이다. 컨설팅 업체는 해외 거래소 컨설팅 경험이 있는 대형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거래소는 지난해 개별 재무제표기준 영업수익(매출) 3367억원, 영업이익 588억원을 달성했다. 2014년 보다 각각 19.1%. 188.2% 증가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12년 기록한 영업이익 765억원에는 아직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자기자본대비 경영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은 3.5%로 글로벌 거래소 평균인 10%의 절반도 안되는 실정이다. 거래소는 또 ATS(대체거래시스템), 비상장주식을 IB(투자은행) 내부에서 거래할 수 있는 내부주문집행 등의 등장을 앞두고 있어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거래소가 향후 매매수수료 중심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지수개발, 정보사업, 청산업 등으로 업무영역을 확장한 종합 IT서비스 기업으로 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주사 전환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는 지주사 체제가 용이하지만 한국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거래소 지주사 전환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이번 19대 국회에서 처리가 쉽지 않아서다. 오는 19일 마지막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쟁점법안이 아니라 일부에서는 본회의 통과 가능성을 높게 봤으나 법안 심사를 위한 정무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도 열리지 못했다. 현 정무위 의원들이 대거 낙선한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본회의 상정 전 보통 5일간의 숙려기간이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국회에서의 통과 가능성은 낮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미래 성장 전략 수립이 지주사 전환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사업 다각화라는 측면에서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면 그에 알맞는 성장 전략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