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초강경 제재방침 왜?…롯데 "5천억 손실" 선처호소

‘프라임타임 영업정지 6개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롯데홈쇼핑에 예고한 행정처분이다. 부당한 방법으로 재승인을 받았다는 감사원 결과에 따른 후속 제재다. 만약 현실화되면 사상 유례없는 초강경 제재 조치가 될 전망이다. 주무부처에서 홈쇼핑 재승인 관련 제재도, 방송사 영업정지 제재도 모두 처음이다. 롯데홈쇼핑측은 이 경우 5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초강경 제재 왜?=미래부가 롯데홈쇼핑에 대해 유례없는 제재 절차를 밟는 이유는 방송 사업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발생한 첫번째 불법 행위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종의 본보기 제재라는 것. 이제껏 홈쇼핑 사업자가 재승인 과정에서 불법 행위로 적발된 사례는 없다. 주로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 혹은 편성비율 조건 미충족 등으로 인해 정부 제재를 받아왔지만, 그마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제재가 전부였다.


롯데홈쇼핑은 홈쇼핑사업 재승인 심사과정에서 주무부처를 속이고 주요 사항을 제출서류에 누락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미래부가 롯데홈쇼핑 임직원 비위 사실을 이미 감안해 재승인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했지만, 서류 제출과정에서 롯데홈쇼핑이 비위에 연루된 임원 수를 고의로 축소해 제출했다는 감사결과가 나왔던 것.

지난해 4월 재승인 심사 결과 롯데홈쇼핑은 심사 대상인 홈쇼핑 3사 가운데 가장 낮은 672.12점을 받았다. 과락이 적용되는 공정성 평가항목에서 102.78점으로 과락(100점 미만)을 겨우 넘겼던 것. 만약 롯데홈쇼핑이 임직원 비위 사실 여부를 그대로 제출했더라면 과락으로 재승인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었던 셈이다. 미래부가 고강도 제재를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감사원이 미래부 공무원들에 대해 징계 처분을 요구하면서 재승인 주무부처로서 위상과 자존심이 크게 훼손된 점도 미래부가 고강도 징계를 결정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 사태로 현재 재승인 관계 미래부 공무원 3명이 징계위에 회부돼 있다. 미래부는 외부인사로 재승인심사위원회(9명)를 구성하면서 롯데홈쇼핑의 경영자문용역을 수행하거나 강사료를 받는 등 심사위원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3명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방송법상 부정한 방법으로 재승인 등 허가를 취득한 TV홈쇼핑업체는 6개월간 업무정지나 과징금 처분 등을 받게 된다.


◇롯데홈쇼핑 5000억 손실 우려=롯데홈쇼핑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래부는 롯데홈쇼핑에 프라임타임 6개월 영업정지 제재방침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시간을 특정하진 않았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통상 오전 8~11시, 오후 8~11시가 프라임타임”이라며 “이 시간대에 영업을 하지 못할 경우 취급고 기준으로 연간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기준 3조1000억원의 취급고를 기록했다. 프라임타임 매출 비중이 50% 이상으로 6개월 영업정지 시 롯데홈쇼핑의 매출과 수익은 물론 협력업체들의 손실이 예상된다. 롯데홈쇼핑은 이날 미래부에 시정조치 계획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며 협력업체들의 피해를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롯데홈쇼핑 협력업체는 500여 개인데, 이 가운데 롯데와 단독으로 거래하는 120여 업체들은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롯데홈쇼핑은 또 프라임타임 시간만 방송이 중단되더라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에 납부한 송출수수료를 돌려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귀책사유가 롯데홈쇼핑에 있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의 송출수수료는 지난해 약 2000억원에 달한다.

미래부는 롯데홈쇼핑의 의견을 참조해 조만간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