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무효형' 권선택 대전시장 사건, 6월16일 대법 공개변론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때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권선택 대전시장(61)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이 다음달 16일 열린다.

대법원은 다음달 16일 오후 대법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권 시장의 사건과 관련해 공개변론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이 사건의 쟁점은 권 시장이 2014년 6·4 지방선거를 1년6개월쯤 앞두고 설립한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대전포럼)이 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유사기관'에 해당되는지 여부다. 특히 정치인의 표현의 자유와 선거운동의 공정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충돌할 때의 판단이 문제가 되고 있다.

권 시장은 2014년 6·4 지방선거 공식 운동기간 전에 대전포럼을 통해 전통시장 방문 행사, 지역기업 탐방, 시민토론회, 농촌일손돕기 등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인의 당선·낙선을 위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필요하고 유익한 모든 행위를 뜻한다. 특히 내부적 선거준비 차원을 넘어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단체 등을 설립했다면 이는 유사기관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 된다.

앞서 1·2심은 권 시장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 당선무효형인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권 시장 측은 "선거운동 목적으로 대전포럼을 설립한 것이 아니고, 이곳에서 진행한 각종 행사들도 선거운동해 해당하지 않는다"며 상고했다. 권 시장 측은 또 "정치인으로서 통상적, 일상적 활동을 한 것"이라며 "정치인의 모든 활동은 선거와 추상적·잠재적 관련성을 맺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선거운동으로 보는 것은 선거운동기간 이전의 정치활동을 사실상 금지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번 공개변론을 통해 검찰과 변호인 등 사건 관계자 등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사건 심리의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검찰 측에서는 김해수 대검 공판송무부장, 안효정 대검 공판송무과장 등이, 권 시장 측에서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노영보, 문정일 변호사 등이 참석한다. 한국정치학회 회장인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강경근 숭실대 법학과 교수도 각각 권 시장 측과 검찰 측 참고인으로 참석해 토론을 벌일 전망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많은 정치인들이 각종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인의 표현의 자유와 선거운동의 공정성이라는 충돌하는 헌법적 가치의 대립을 조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최고법원의 지혜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공개변론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법률적 쟁점에 관한 논쟁을 거쳐 공정한 선거운동 등에 관해 지침이 될 법리와 가치판단 기준을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