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과잉 부작용 우려 여전…"수급조절 실패"

주택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여전하다. 4·13총선 등의 영향으로 미분양이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공급 가능 물량으로 판단되는 인허가 물량이 늘어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침체 이전에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려는 건설업체들로 인해 수급 조절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5만9675가구로 전년 동월대비 16.2% 증가했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누계는 22만2684가구로 지난해같은기간보다 30.9% 증가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공급과잉으로 2017~2018년 입주포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었다"며 "이 같은 우려로 올해 인허가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업체들이 수요자가 많은 분양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급 조절을 하지 않고 있다"며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분양 사업이 잘 되는만큼 건설업체들이 공급에 계속 나설 것"이라며 "실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와 일반 분양 등 서로 경쟁하는 물건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량 입주 포기, 미분양 사태 등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이 같은 현상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선적으로 미분양 증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총선 등의 영향으로 공급이 줄어 일시적으로 미분양이 감소했다"며 "이달 이후부터 분양이 본격화되는 데다 인허가 물량마저 증가, 미분양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선행지수인 인허가가 증가하는 게 큰 문제"라며 "입주 포기 대란 등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여전히 잠재된 시장 상황에서 건설업체들이 공급을 계속 확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가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전국에서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는 총 5만8975가구다. 이달 분양이 예정된 5만7658가구를 더하면 두 달 사이 11만6000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