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 "中 정부 반도체 지원 투명하게 해야"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은 투명하고 비차별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성욱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SK하이닉스 대표)는 26일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세계반도체협의회(WSC·World Semiconductor Council) 20주년 기념식'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므로 산학연을 비롯한 각 정부간 협력을 높여 건강한 산업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WSC는 반도체 분야 상호 이해와 산업 협력활동 증진을 위해 1996년 4월 창설됐고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유럽은 창립 멤버다. 대만은 1999년, 중국이 2006년에 가입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국,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대만 등 6개국 반도체 산업 CEO(최고경영자) 등 관계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미국 인터실(Intersil)의 네십 사이네르 대표, 중국 SMIC의 치우 츠윈 대표, 대만 TSMC의 씨씨 웨이 대표 등이다.

박 회장은 "반도체는 새로운 산업을 이끌어왔다. 반도체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전기차 등 모든 상상 가능한 것들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약 한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WSC 기념 영상 시청, 박 회장의 서울선언문 발표, 6개국 의장의 서명, 포토세션, 6개국 대표의 '반도체 산업의 미래비전'를 주제로 한 연설 등이 포함됐다.

니키 루(Nicky Lu) 대만 에트론 대표는 "무어의 법칙은 종식된 것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무어의 법칙이 탄생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기능을 더 작은 크기에서 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어의 법칙이란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최근 10 나노미터(nm)대의 반도체가 개발되면서 개발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들이 제기됐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다.

왕유 중국 화홍그레이스 사장은 "최근 중국 반도체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20%에 달한다"며 "WSC에 가입한지 10년이 됐으며 앞으로 다른 회원국과 공조해 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쇼조 사이토 일본 도시바 고문(전 수석부사장)은 IoT에서 반도체 산업의 무한한 가능성, 아지트 마노차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 고문(전 사장)은 관세 철폐를 통한 업계의 성장, 아룬자이 미딸 대만 인피니언 이사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 탄생 20주년 기념식이 서울에서 열린 것을 기념해 '서울선언문'도 발표됐다.

WSC는 '서울선언문'에서 △혁신과 경제성장 △지속 가능성 △공공 안전 및 보건 등 3가지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반도체 업계간 무역 자유화를 위해 첨단 반도체들에 대한 관세 장벽을 없애는 한편 생산국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또 혁신적인 특허의 확보 및 기업의 영업비밀을 강화하며 특허침해 소송 남용을 방지하는데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지속 가능한 산업을 위해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지속하기로 다짐했으며 현재 WTO(세계무역기구) 회원국간 협상 진행 중인 환경상품협정(EGA)을 지지해 에너지 효율 제품의 도입을 장려하기로 했다.

또한 불법복제를 방지하는 한편 반도체 산업 종사자들을 위해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 환경을 유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