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8150만원' 신기록 세운 '한남더힐'…2년새 16억 벌었다

서울 한남동 '한남더힐'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8150만원을 찍으며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2년 전 1차 분양전환 받은 입주자들은 10억원을 넘는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남더힐 시행사 한스자람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한남더힐 129가구에 대해 일반분양을 하고 있는데 제일 큰 330~332㎡(이하 공급면적) 펜트하우스는 약 80억~84억원에 공급된다. 공급면적 기준 3.3㎡당 8150만원으로, 종전 역대 최고 분양가인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 엘시티 더샵' 펜트하우스(7002만원)를 뛰어넘었다.


일반 분양물량은 면적이 가장 작은 87㎡형을 제외한 215~332㎡ 129가구로, 임대계약 연장이 안 돼 공실로 남아있는 것들이다. 가장 물량이 많은 281~284㎡형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5300만원으로 책정했다.

한스자람 관계자는 "분양가는 시세를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했다"면서 "분양 전환가격를 두고 일부 입주민들과 견해차가 생겨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소송이 취하되면 일반분양 물량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년새 16억원이나 오른 국내 최고가 아파트
옛 단국대학교 부지에 들어선 한남더힐은 지상 3~12층 32개동, 총 600가구로 지어졌다. 2009년 분양 당시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민간임대아파트로 공급됐으며, 5년간 임대의무기간이 끝나 2014년 초에 분양전환에 나섰다.


하지만 분양전환 가격을 두고 시행사와 세입자 측간 '고무줄' 감정평가 논란이 일면서 소송이 진행됐고 분양전환이 다소 미뤄졌다. 이후 지난해 시행사가 의뢰해 나온 감정평가액이 문제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일단락됐다. 올해부터 임대계약이 끝나는 가구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분양에 나서게 된 것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남더힐의 실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올 1월 한남더힐 330㎡ 3층이 79억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이는 지난해 1월 같은 면적이 전국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공동주택 기록(75억원)을 1년여 만에 갈아치운 셈.

해당 면적은 2014년 2월 분양전환 당시엔 63억원에 거래됐으니 2년 새 16억원이나 오른 것이다. 87㎡형은 2014년 1월에 7억9000만~8억3000만원에 거래되다 지난달엔 12억원 선에서 손바뀜이 이뤄졌다. 당시 분양전환 받은 사람들은 3억~4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다른 주택형들도 2년새 수억원씩 가격이 뛰었다. 2014년 1월만 해도 △215㎡ 26억6500만~26억7500만원 △246㎡ 31억7900만~33억2000만원 △281㎡ 40억3100만~43억7000만원 등에 거래되다 지난달엔 △215㎡ 29억3000만~29억8500만원 △246㎡ 32억7000만~36억원 △281㎡ 40억2000만~45억7000만원 등의 거래가 신고됐다.

서울 한남동 '한남더힐' 아파트 위치도. / 자료제공=한스자람

◇한국판 '비벌리힐스'로 불리는 이유는
이렇게 집값이 뛰는 이유는 서울 한복판에 위치하면서도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으로 자산가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남쪽으로는 한강, 북쪽으로는 남산이 위치하며 남산·매봉산공원 등 녹지의 비중이 높다. 이에 높은 가격을 주고라도 쾌적한 생활을 누리고 싶어하는 부자들이 몰려들어 부촌을 형성했다.

최근엔 한남더힐과 한남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외인주택 부지가 새 주인을 찾으면서 이 일대가 한국판 '비벌리힐스'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도 크다. 이곳에도 최고급 주택단지가 건립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남더힐 분양관계자는 "입주민은 기업인이 가장 많고 검찰총장, 대법관, 장관 등 전 고위직 공무원과 의사, 변호사, 연예인 등 고액연봉자가 상당수"라며 "대기수요가 충분한 만큼 8월까지는 일반 분양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