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회장 "브렉시트 불안 자제해야.. 공동 펀드 조성"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된 24개 증권사 사장단 긴급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24일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가 확정된 것과 관련해 "주식시장은 당분간 예상외 반응에 따른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된 22개 증권사 사장단 긴급 회의에서 "시장은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을 반영해 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국내 국내증시 하락 폭은 과거 주요 돌발 이벤트 발생 때보다 크지 않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폭도 주요국에 비해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4일 국가 부도위험을 보여주는 CDS 프리미엄이 6.5bp(1bp=0.01%포인트) 올랐다. 반면 영국(13.7bp)을 비롯해 독일(7.3bp), 중국(10bp) 등은 상승폭이 높았다.

황 회장은 이어 "브렉시트는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와 통화 정책 완화 유인, 안전자산 선호 심화, 정치지형 변화 등을 통해 시장에 장기간에 걸쳐 다각도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브렉시트 과정에서 불확실성 증대로 신고립주의와 보호주의 확대에 따른 정치지형 변동과 향후 EU 가입국의 이탈, 독립운동 심화 등이 시장 불안을 심화시키는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 증대로 자본시장의 돌발변수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브렉시트는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사건이고 금융, 재정의 직접적인 부실이 시장에 전이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영국, EU와 수출 비중이 높지 않아 실물경제는 직접적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충분한 위기관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시장 충격은 예상되지만 불필요한 시장 혼란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고 위기상황에 적시 대응하도록 업계와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필요 시 증권 유관기관들과 공동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대규모 환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협회 내에 위기상황 대책반을 가동하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펀드 환매나 원금손실 상품인 원금주가연계증권(ELS) 등의 투자자보호 실패, 증권사 자산 건전성과 외화 부채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수급 조절 차원에서 연기금에 손절매(로스컷)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기관과 개인 등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 자제도 유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황 회장을 비롯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 등 19개 증권사 사장들이 참석해 자본시장 현황과 각사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