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가정 자녀 표기, 동거인에서 배우자의 자녀로 변경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B와 재혼한 A는 전념편 C와의 사이에 태어난 초등학생 D와 함께 살고 있다. C는 D와 2주에 한 번씩 만나고 있고, D를 위해 양육비도 매달 보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초등학교에 제출한 등본에 D가 세대주인 A와의 관계에서 ‘동거인’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본 담임선생님이 D에게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은 아이에게 큰 상처가 됐다.

행정자치부(장관 홍윤식)는 주민등록 등‧초본상 표기되는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와 세대주의 관계를 민법과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라 ‘배우자의 자녀’로 표기하는 방안을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는 주민등록표 등‧초본의 세대주와의 관계가 ‘동거인’으로 표기된다.

2007년까지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는 민법상 가족이 아니었기 때문에 세대주와의 관계에서 ‘동거인’으로 표기됐지만, 2008년부터는 배우자의 직계혈족도 가족의 범위에 포함됐다.

하지만 기존의 동거인 표기는 그대로 사용돼 왔다. 이러한 동거인 표기가 가족이 아니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다자녀가구 혜택 신청 시 불편 사례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돼 왔다.

이에 따라 행자부는 시민단체, 법무부 등 관계부처, 지자체 주민등록 온라인 마스터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표기를 ‘배우자의 자녀’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배우자의 자녀’로 표기된 등‧초본은 민원24와 무인민원발급기는 7월 30일부터, 읍‧면사무소 또는 동 주민센터에서는 8월 1일부터 발급 받을 수 있다. 더불어 매 학년 초 생활기록부 작성을 위해 초중고 학생들로부터 등본을 제출받아 오던 것을 교사가 직접 행정정보 공동이용을 통해 확인하도록 해 등‧초본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방안을 교육부와 추진 중이다.

김성렬 행정자치부차관은 “이번 개선은 다양한 가족형태를 반영해 재혼가정의 불편을 해소하고 친부모의 권익도 함께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3.0 정신에 입각해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국민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