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증시의 '급반등'… 떠나간 투자자, 다시 러시아로?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엘비나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 /사진=블룸버그

러시아 시장이 다시 붉게 달아오르고 있다.

유가 급락과 유럽과 미국의 경제제재 이후 모스크바를 떠났던 글로벌 투자자들이 엘비나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의 부활에 신뢰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2014년 11월 달러에 대한 루블화 고정 환율을 폐지하고, 급격한 자본 도피를 방지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깜짝 결정하며 세계 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후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급격한 경기침체에 들어갔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복원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유가 급락과 서방의 경제제재로 급락했던 러시아 증시는 2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달러 기준 25% 상승하며 MSCI 신흥국 23개국 중 6위를 차지했다.

안드레이 구투조프 와칫 이머징마켓 스몰캡 먼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올바른 단계는 루블화와 거시 경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사 EPFR 글로벌에 따르면 러시아 채권 및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올해 들어 130억 달러 증액됐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정부 채권자 중 외국인 비율은 2012년 이후 24.5% 상승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시장 이익이 실제 경제와 정치적 상황을 능가하고 있다는 경고도 있다. 러시아가 노동시장 개방과 정부 관련 기업의 개편 등 구조개혁 노력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시장 상승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경기 침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요한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국가의 중기 성장 잠재력이 매년 1.5%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멕시코와 인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은 구조개혁에 착수하면서 경기 회복을 추진하고 있지만, 러시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의미 있는 주요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석유 판매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도 문제다. 국제유가가 3% 하락한 22일 루블화 가치는 1.4% 하락했다.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의 존재도 러시아 경제에 위험요소다. 예측할 수 없는 지정학적 야망을 가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고 모스크바의 긴장을 고조하고 있다.